메모리 2년 만에 호황 사이클 진입…삼성·하이닉스 실적 V자 반등

삼성전자 20나노 D램
삼성전자 20나노 D램

메모리 반도체가 2년여 만에 호황 사이클에 진입했다. 하락세를 이어 온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V자 모양으로 반등했다. 삼성전자 반도체부문과 SK하이닉스가 3분기부터 영업이익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26일 증권가는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반도체사업부와 SK하이닉스 하반기 실적 전망치를 잇달아 상향 조정했다. 지난해 4분기부터 2조원 중·후반대에 머물러 있던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의 3분기 영업이익은 3조원을 웃돌 것으로 전망됐다. 갤럭시노트7 리콜 영향으로 무선사업부의 실적이 감소하더라도 반도체사업부가 전사 실적을 견인할 것으로 예상했다.

SK하이닉스 실적 전망도 밝다. 당초 SK하이닉스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5000억원 중반대였다. 최근 이 전망치가 6000억원 중반대까지 높아졌다. 가장 밝은 전망치를 제시한 HMC투자증권은 7100억원대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내다봤다. SK하이닉스 영업이익은 D램 시황 악화로 지난해 4분기부터 지난 2분기까지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3분기, 4분기에 걸쳐 V자 반등에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이 증권가의 예상이다.

업계에서는 메모리 가격 상승, PC 시장 회복세 등을 들어 시장이 다시 `호황기`로 접어들었다고 분석했다.

우선 메모리 가격 상승이 이어지고 있다. D램은 주요 공급업체가 생산량을 크게 늘리지 않았다. 3분기 들어와 성수기 시즌이 겹치면서 공급보다 수요가 많아졌다. 이는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8월 말 D램 고정거래가격은 1.38달러로 전달 대비 2.99% 상승했다. 7월 7.2% 상승에 이어 두 달 연속 가격 상승세를 이어 간 것이다. 앞으로 메모리 업계는 D램보다 3D 낸드플래시 증설에 자원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D램 공급량이 급격하게 늘어나지 않는다는 뜻이다. 낸드플래시는 32Gb(1.67달러), 128Gb(3.73달러) 제품이 전달 대비 각각 5.7% 및 1.91% 값이 올랐다.

메모리 수요가 많은 PC 시장도 회복세다. PC 출하량은 좀처럼 반등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세계 PC 칩 시장에서 점유율 98% 이상인 인텔이 긍정 전망을 제시했다. 회사는 3분기 매출액 전망치를 기존의 149억달러에서 156억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신형 중앙처리장치(CPU)인 7세대 코어 프로세서(개발코드명 카비레이크) 출시 이후 주요 PC 업체가 칩 재고를 보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텔은 “PC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는 징후가 보인다”고 밝혔다.

D램 공급량 확대도 제한돼 있다. 아직 메모리 기업 매출은 낸드보다 D램이 많다. 메모리 업계는 3D 낸드플래시 증설에 자원을 집중하고 있다. D램 공급량이 급격히 늘지 않으면 가격 하락은 없다.

업체별 실적 개선 이유는 저마다 다르다. SK하이닉스는 차세대 21나노 D램 비중을 확대한 것이 주효한 것으로 꼽힌다. SK하이닉스 21나노 모바일 D램은 애플이 최근 출시한 아이폰7 시리즈에 탑재됐다. 5월을 기점으로 SK하이닉스의 주가가 빠른 속도로 상승하는 이유도 이 때문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경쟁사보다 공정 전환이 빨라 원가 면에선 계속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었다. 경쟁사와는 달리 20나노가 이미 주력 제품이다. 아직 18나노 D램을 본격 양산하지 않았다. 시장에 큰 영향을 미지지 않는 선에서 경쟁사가 원가를 낮추면 한 단계 더 낮은 원가로 승부하는 것이 삼성의 전략이다. 낸드플래시 사업은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판매 호조로 지속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불황 사이클 특징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는 흑자를 낸 반면에 마이크론은 지난 두 분기 연속 적자를 냈다는 것”이라면서 “메모리 가격 상승으로 마이크론도 조만간 흑자 기조로 전환하겠지만 국내 기업과의 실력 차이가 크다는 것이 이번에 확실히 드러났다”고 분석했다.

메모리 2년 만에 호황 사이클 진입…삼성·하이닉스 실적 V자 반등

메모리 2년 만에 호황 사이클 진입…삼성·하이닉스 실적 V자 반등

메모리 2년 만에 호황 사이클 진입…삼성·하이닉스 실적 V자 반등


한주엽 반도체 전문기자 powerus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