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소프트웨어(SW) 업계의 화제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오라클 오픈월드였다. 오픈월드는 오라클이 고객과 업계 관계자를 대상으로 진행하는 연례 행사다. 닷새 동안 약 6만명이 행사장을 찾았다.
4년 전에 취재차 오라클 오픈월드에 참석했다. SW 업계 최대 행사라는 얘기는 들었지만 큰 기대가 없었다. 눈에 보이지 않는 SW 전시회나 발표가 무슨 재미가 있겠느냐는 생각이었다.
행사 첫날에 생각이 짧았음을 느꼈다. 많은 사람이 편한 차림에다 운동화를 신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느라 분주했다. 부스 곳곳에선 제품에 대한 질문과 기술 토론이 오가면서 시끌벅적했다. 열정과 열기가 가득 찼다.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그 에너지마저 느끼지 못하는 건 아니다.
이번주 국내에서도 SW 최대 전시회 `소프트웨이브 2016`이 열렸다. SW를 대표하는 국내외 기업이 한자리에 모인 보기 드문 행사다.
4년 전 오라클 오픈월드에서 본 행사와 다른 점은 SW 전시회가 훨씬 다채로워졌다는 것이다. SW 행사장에 자동차가 전시되고 무인비행기(드론)가 날아다닌다. 한쪽에선 다양한 캐릭터 제품이 3D 프린팅으로 만들어진다. 다른 부스에선 단말기를 들고 동시 통·번역 서비스를 체험하는 중학생들의 웃음소리로 가득했다. SW가 산업 현장 곳곳에 적용되는 4차 산업혁명이 시작되는 현장을 소프트웨이브 2016에서 봤다.
소프트웨이브 2016은 SW로 세상을 바꾸려는 이들이 한곳에 모였다는 것만으로도 의미 있는 행사다. 이제 갓 창업한 회사와 20년 넘는 업력의 SW 기업 등 신·구 세대가 한자리에 모여 기술과 노하우를 공유한다. 60대 개발자와 10대 청소년이 SW 산업의 현재를 보고 미래를 꿈꾸는 보기 드문 자리다.
국내 SW 산업이 어렵다는 얘기가 많다. 경제 여파도 있다.
소프트웨이브 2016 현장에서 만난 이들의 열기는 어려움을 잊게 만든다. 지금은 어렵지만 SW에 분명히 미래가 있다는 점에 모두가 공감함을 느꼈다. 현장에서 마주한 SW 물결이 얼마나 큰 파도를 만들고 우리를 이끌지 기대된다.
김지선기자 riv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