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업계가 유가·정제마진 하락으로 3분기 실적 악화가 불가피해진 가운데, 주가는 오히려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린 지난 2분기에 비해 영업이익이 반토막날 수도 있는 상황이지만 시장 평가는 `위기`가 아니라 `선방`이란 측면이 강하게 작용했다. 최근 정제마진이 빠르게 개선되면서 4분기 회복을 거쳐 다시 순항을 이어갈 것으로 보는 전망이 우세하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이달들어 정유주 주가가 강한 반등세를 그리고 있다. 대장주인 SK이노베이션 이날 주가는 종가 기준 15만3500원으로 4주간 최저가를 기록한 지난달 29일 대비 11% 가량 상승했다. 에쓰오일은 같은 기간 13% 가량 상승하며 7만7500원을 기록했다.
3분기 실적 전망이 밝지 않은 것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업계와 증권가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 3분기 영업이익은 3800억~5500억원 사이다. 1조1100억원 영업이익을 올린 2분기 대비 절반 수준이다. 에쓰오일 영업이익은 복수 증권사가 2800억원대를 예상했다. 2분기 영업이익(6428억원)의 절반을 밑도는 수치다.
주력인 정유사업 영업이익을 좌우하는 정제마진이 3분기 들어 급락한 결과다. 정제마진은 원유와 석유제품 판가 차이다. 통상 배럴당 4달러를 손익분기로 여긴다. 상반기 6~9달러를 오가다 7월 5달러대, 8월엔 2~4달러대까지 떨어지는 저조한 흐름을 보였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주가가 반등한 것은 정제마진 약세를 일시적 상황으로 보는 시선이 우세했기 때문이다. 정유사 실적도 `위기`보다는 `선방`으로 받아들였다는 분석이다.
교보증권은 국제유가가 급락하지 않는다면 재고 부담으로 인해 중국 정제가동률은 70%대, 영세 정유시설(티폿) 가동률은 50% 아래에서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가동률은 휘발유 소비 비수기 진입과 중간유분 재고 부담으로 인해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이로 인해 정제마진이 8월 마진 바닥에서 내년 초까지 상승하는 최상의 상황이 유지된다고 전망했다.
손영주 교보증권 연구원은 “정유사 투자, 미래 잣대는 실적이 아니라 마진이라면서 “유가 정체에 따른 재고관련 손익 감소로 인해 3분기 실적은 급감하겠지만 마진 개선세에 무게를 두고 성장성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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