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원(D) 검사장비 세계 1위 기업 고영테크놀러지가 인공지능(AI), 머신러닝 등 소프트웨어(SW) 기술 확보에 속도를 낸다. 표면실장공정(SMT) 검사 장비를 비롯한 주력 제품에 접목하는 게 목표다. `스마트공장` 시대가 다가오면서 전통적인 하드웨어(HW) 영역으로 여겨졌던 검사장비 시장에도 SW 바람이 거세다.

고영테크놀러지(대표 고광일)는 29일 대전시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고영-KAIST 인공지능 연구센터` 개소식을 열었다. 연구소에는 고영과 KAIST 연구인력이 투입된다. 기계학습 기반 자가 진단 알고리즘, 인공지능 기반 공정 최적화 기술 등을 연구한다.
고영테크놀러지는 연구비·운영비, 기술 자료·자문을 제공한다. KAIST는 연구 공간을 제공하고 과제 진도와 결과물을 관리한다. 과제 연구는 두 기관이 공동으로 수행한다. 연구소는 연구과제를 계속 발굴하는 것은 물론 우수 인재 확보를 위한 창구 역할도 한다.

회사는 지난 5월에도 미국 뉴욕주립대 빙햄턴캠퍼스에 `고영 스마트 전자제품 제조 연구소`를 설립했다. 빙햄턴 연구소 역시 검사장비와 공정을 지능적으로 운용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전자제품 생산장비를 네트워크로 연결해 생산 공정 이상 유무를 실시간 분석한다.
고영테크놀러지가 인공지능과 SW 연구에 열을 올리는 것은 스마트공장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서다. AI와 머신러닝을 접목하면 기계 스스로 고장을 파악할 수 있다. 공정 불량을 알려주는 차원을 넘어 최적 운용 방안을 도출할 수 있다. 검사장비를 유지·보수하는 서비스 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
공정 최적화 솔루션 `K스마트-i(가칭)` 사업도 본궤도에 오를 것으로 기대된다. K스마트-i는 고영테크놀러지가 검사장비 사업과 별도로 추진하는 신사업이다. 공정 불량을 진단하고 해결 방법까지 찾아주는 `스마트팩토리 토털 솔루션`이다.

고영테크놀러지가 확보한 검사장비 시장 주도권과 시너지가 기대된다. 고영테크놀러지는 SMT 공정에 사용되는 납도포검사장비(SPI) 세계 시장 점유율 1위 기업이다. 2차원(D) 검사가 주류던 시절 3D 기술을 도입해 시장을 선점했다. 부품실장검사장비(AOI) 세계 시장 점유율은 최근 3위까지 올라왔다.
고광일 고영테크놀러지 대표는 “향후에는 AI 기술을 적용해 사람의 개입 없이도 실시간으로 공정을 최적화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면서 “AI 없이는 회사의 미래 비전을 달성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