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UHD TV신제품 빨간불... 미국식 방송 표준 따르기 어려워

내년 상반기엔 지상파 UHD 방송표준에 맞춘 중소기업 4K 초고화질(UHD) TV를 만나기 어려울 전망이다. 미래창조과학부가 내년도 지상파 UHD 방송표준을 새롭게 미국식(ATSC 3.0)으로 제정했지만 중소업체들은 비용문제로 아직 준비를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내년부터 TV제조사는 UHD TV를 판매를 위해 기존 유럽식이 아닌 미국식 방송 표준에 따라야 한다. 하지만 대부분 중소업체는 새롭게 수신기를 장착해야 하는 등 기술 부재와 개발비 부담으로 시장을 관망하거나 판매 전략을 바꾸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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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사는 정부가 UHD TV 표준을 확정하지 않은 2014년부터 유럽식 표준 UHD TV를 판매해 왔다. 미래부는 올해 7월 방송표준을 기존 유럽식에서 미국식으로 변경했다. 유럽식 표준은 인터넷 프로토콜 지원, 개인화 양방향 서비스가 안 돼 표준에서 멀어졌다.

세계 TV시장에서 1, 2위를 다투는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새로운 표준에 맞는 TV개발에 기술적 문제가 없다. 반면 중소 업체는 새로운 방송표준 제정으로 난감한 상태다.

알파스캔은 주요 TV 판매 전략을 UHD TV 대신 풀HD TV에 집중하기로 했다. 이제 막 TV시장에 들어온 만큼 새로운 투자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알파스캔 관계자는 “현재 시장상황을 관망하면서 내년을 준비하고 있는 상태”라면서 “UHD TV 수요를 파악했을 때 개발비 등 투자 위험을 감수하는 것 보다 풀HD에 집중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

중소 UHD TV신제품 빨간불... 미국식 방송 표준 따르기 어려워

대우루컴즈는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졌지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그나마 UHD TV판매 비중이 높지 않다는데 위안을 삼고 있다. 대우루컴즈 관계자는 “중소기업이 당장 내년부터 표준에 맞는 UHD TV를 본격적으로 판매하기에는 비용, 기술면에서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현재 결정된 사항이 없으나 시장 상황을 지켜보며 대응책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스마트라는 해외 관계사에 관련 부품을 요청했으나 아직 해당 부품을 받지 못했다. 내년도 상반기 신제품 판매를 위해 지난달까지 모든 준비를 끝냈어야 하지만 부품이 없어 제품 출시 일정에도 차질이 생겼다.

업계는 중소업체가 확실한 대응전략을 마련하지 못해 UHD TV시장에서 지금보다 뒤처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UHD TV군을 제대로 판매하지 못한다면 기업은 수익면에서도 큰 타?을 입을 수 있다.

중소 제조사 한 관계자는 “중소 업체는 대부분 가성비를 앞세워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기술 개발 등 투자가 필요한 부분에는 부담을 느끼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이미 방송표준이 미국식으로 정해졌기 때문에 어떻게든 따라야 하지만 아직 대부분 기업은 전략이 없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정영일기자 jung0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