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국감]천안-논산고속도로 달리는 국민은 `봉`

천안-논산 고속도로를 이용하는 국민이 일방적인 손해를 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정동영 의원(국토교통위·국민의당)이

[2016 국감]천안-논산고속도로 달리는 국민은 `봉`

국토교통부로부터 받은 자료 등을 분석한 결과, 이 도로에서 2015년까지 거둔 수입은 통행료 1조2970억원, 최소수입보장금(MRG) 5263억원, 기타수입 1866억원 등 모두 2조99억원에 달한다. 반면에 도로 건설에 투입된 민간자본은 기본 차입금을 포함해서 9800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또 맥쿼리한국인프라투융자(이하 맥쿼리)와 사학연금공단, 국민은행 등은 2005년 천안논산고속도로㈜ 경영을 장악한 뒤 3037억원을 고금리(6~20%)로 자기 차입해 수익금 상당부분을 이자지급에 소진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2005년부터 2015년까지 지급한 이자는 모두 9861억원이다.

천안논산고속도로㈜ 경영진은 또 자신들의 자금은 고금리로 운용하면서도 이자율이 낮은 기존 차입금을 먼저 갚아나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애초 정부가 보증하고 한국산업은행이 주간사로 조성한 이 회사 차입금은 7300억원으로 당시로서는 저금리인 7.22~8.62%, 4년 거치 15년 분할상환이라는 호조건이었다. 반면에 후순위 차입금 이자는 2013년부터 2029년까지 연 20%에 달하는 초고금리다.

천안논산고속도로㈜ 경영진은 후순위약정수수료로 45억5600만원을 지난 2005년 이미 지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초고금리에 수수료까지 덮어씌운 격이다. 천안논산고속도로㈜는 최소수입보장금을 받으면서도 요금을 도로공사가 운영하는 고속도로보다 2배나 비싸게 책정해놓고 이에 더해 고리대금업까지 겸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정동영 의원실은 정부가 지불한 최소수입보장금과 건설 당시 지급 보조금 등을 포함하면 애초 이 도로를 재정고속도로 방식으로 건설했으면 국민이 높은 통행료에 시달리지 않았을 것으로 분석했다.

이 도로는 81㎞ 구간에서 9400원(승용차)을 징수하는데 재정고속도로(도로공사 운영)는 같은 거리에 절반 수준인 4500원만 부담하면 된다.

천안논산고속도로 건설사업은 대우건설과 LG건설 등 토건 재벌이 컨소시엄을 구성, 1997년 4월 정부와 실시협약을 맺으면서 시작됐다. 정부는 이 도로 건설에 필요한 토지 전부와 보조금 4082억원을 무상으로 제공했고 컨소시엄은 정부 보증을 받아 7300억원을 차입하는 등 모두 9946억원 민간사업비를 마련했다.

결국 토지를 제외한 총 사업비 1조4000억여원 가운데 컨소시엄이 마련한 자금은 2646억원에 지나지 않는다.

정동영 의원실 관계자는 “컨소시엄에 속한 건설사는 고속도로 건설에도 직접 참여했는데 정부 고시 공사비 품셈이 30% 이상 부풀려진 것까지 계산하면 컨소시엄이 실제 조성한 투자자금은 미미한 수준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천안논산고속도로 회계자료>


천안논산고속도로 회계자료


주문정 산업경제(세종) 전문기자 mjjo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