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국감]고개 떨군 조양호 한진 회장 "외국선사와 경쟁 못견뎌…최선 다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 국정감사에서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 국정감사에서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4일 정무위 국감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야당의원들의 질타에 고개를 숙였다.

조 회장은 “한진해운 법정관리와 물류대란 사태에 대해 국민들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누가 운영하든 우리 경제 주축인 해운업을 살려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어 한진해운 법정관리 사태에 대해 “(한진해운을) 살리려고 노력했지만 사기업으로서 정부지원을 받은 외국계 선사의 물량공세와 저가출혈 경쟁에 맞서는 데 한계를 느꼈다”고 주장했다.

외국처럼 우리 정부도 한진해운에 대한 지원이 마땅하다는 것이냐는 민병두 의원(더불어민주당) 지적에 “인수 과정에서 에스오일 주식 등 1조원 이상을 한진해운에 투입했고, 이후에도 1조원에 달하는 자금을 동원했지만 저가공세를 당해낼 수 없었다”며 “직·간접적으로 정부에 한계 상황을 설명했고 지원을 요청했지만 설득에 실패했다”고 즉답을 피했다.

또 2014년 한진그룹이 한진해운을 인수할 때 정부 요구가 있었다는 점도 드러났다.

조 회장은 “당시 정부가 인수 압력을 넣은 건 아니지만 한진해운 자체로는 어려우니 (인수) 요구는 있었다고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더불어 조 회장은 한진해운에 물류대란 해소 자금으로 내놓은 400억원 사재출연이 전 재산의 20%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심상정 의원(정의당)은 “팔을 자르겠다는 의지도 유동성 대책도 없다”며 “지금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전 재산을 내놓아야 하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진그룹이 미르재단 등에 10억원을 출연한 것과 관련해선 “당시 조직위원장이었고, 추후 대한항공 사장으로부터 재단의 목적이 좋아 10억원을 투자했다는 사후 보고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조 회장은 “자세한 내용은 모르고 구체적인 질문을 하지 않고 사장에게 전결권을 줬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대우조선해양 부실로 대표되는 조선·해운산업 구조조정 문제와 한진해운 물류대란 사태 등 산업은행에 대한 집중추궁도 이어졌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대우조선해양 감자와 관련해 “일반주주도 일부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10월 대우조선 감자 추진 시 대주주 지분만 포함되냐는 질문에 이 회장은 “조심스럽지만 기본적으로 대주주는 대주주가 책임질 부분이 있고, 일반 주주도 일부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산은이 1조8951억원 순손실에도 성과급을 지급했다는 사실이 알려져 비판 여론에 직면한 이후 전액 반납키로 한 일에 대해서도 질타가 이어졌다. 아울러 낙하산 인사 문제 역시 이날 국감에서 도마 위에 올랐다.

김지혜 금융산업/금융IT 기자 jihy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