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립칩 발광다이오드(LED) 업체 세미콘라이트가 중국 2위 LED칩 업체 화찬세미텍(HC Semitek)과 합자회사를 설립, 중국 시장에 진출한다. 중국 시장 진출로 연간 매출액을 2018년까지 갑절 가까이 늘리겠다는 목표다.
김영진 세미콘라이트 대표와 리우룽 화찬세미텍 대표는 5일 서울 여의도에서 중국 합자법인 SH라이트 설립 양해각서(MOU)를 교환했다. SH라이트는 올해 말 설립한다. 세미콘라이트와 화찬은 SH라이트에 각각 51%, 49% 지분을 출자한다.
SH라이트는 팹리스 업체로, 자본금은 100만달러(약 11억원)다. 세미콘라이트와 화찬세미텍의 중국 시장 내 플립칩 LED 영업을 독점한다. 세미콘라이트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해 칩을 설계하고, 화찬세미텍 중국 생산라인에서 플립칩 LED를 생산한다.
김영진 세미콘라이트 대표는 “SH라이트는 화찬세미텍 중국 쑤저우 공장에서 내년 1분기부터 플립칩 LED를 양산·판매한다”면서 “생산 능력 부족과 신규 설비투자 부담을 해소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세미콘라이트와 화찬세미텍은 2018년에 SH라이트에서 매달 2억~3억개 LED칩을 만들어 낼 것으로 예상했다. 세미콘라이트 칩 생산량인 월 1억5000만개를 넘는 규모다. SH라이트는 세미콘라이트 자회사로 세미콘라이트 연결기준 회계에 매출이 함께 잡히게 된다.
박은현 세미콘라이트 LED사업부 사장은 “중국 TV 제조업체가 최근 백라이트유닛(BLU)에 플립칩 LED를 채택하는 추세”라면서 “SH라이트 매출이 확대되는 2018년에는 세미콘라이트 매출이 지금보다 갑절 이상 커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세미콘라이트는 지난해 매출 572억원, 영업이익 66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세미콘라이트는 지난달 최대 주주가 바뀐 뒤 신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김영진 대표는 “당초 재무 투자자(FI)로 세미콘라이트 지분 인수에 참여했다가 사업 성장 가능성을 보고 전략 투자자(SI)로 선회했다”면서 “지분 확보 등 장기 투자로 세미콘라이트 LED 사업을 뒷받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미콘라이트는 LED칩 제조 기판인 에피웨이퍼를 전량 수입한다. 에피웨이퍼는 사파이어 기판 위로 질화갈륨(GaN) 층을 쌓아 올린 웨이퍼를 말한다. 화찬세미텍에서 연간 200억원어치 에피웨이퍼를 공급받아 왔다. 화찬세미텍은 세미콘라이트 지분 6%가량을 보유하고 있다.
박은현 사장은 “세미콘라이트가 등록한 166개 특허 대부분이 플립칩 LED 단일 기술 관련 특허”라면서 “세미콘라이트의 IP를 이용하는 SH라이트가 제2 성장의 발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준기자 1964wint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