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BOE가 총 400억위안(약 6조6322억원)을 투자하는 10.5세대 액정표시장치(LCD) 1단계 사업 발주에서 국내 장비기업이 다수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클린룸을 위한 설비 공사를 비롯해 전공정 장비 사업 프로젝트를 잇따라 공개하고 있어 추가 수주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 샤프 10세대에 이은 초대형 LCD 사업이어서 국내외 장비기업 관심이 크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BOE가 발주한 10.5세대 장비 프로젝트에서 국내 장비기업이 다수 사업에 참여했다.
샤프가 10세대 설비에 투자할 당시 참여한 국내 장비기업이 많지 않았다. 그러나 BOE에 이어 차이나스타(CSOT)가 11세대에 투자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다. 국내 기업도 초대형 기판 투자 여부를 조율하면서 레퍼런스 확보 차원에서 BOE 10.5세대 사업에 참여하려는 열기가 뜨겁다.
BOE는 지난 상반기 일부 물량을 발주했고 하반기에 1단계 증설에 필요한 프로젝트를 발주했다. 일부 프로젝트에 대해 사업자 선정을 마쳤고 추가적으로 프로젝트를 계속 발주하고 있다.
최근 사업자로 선정된 국내 기업은 디엠에스, 케이씨텍, 에스에프에이, 신성FA, 에스엔유프리시젼 등이다.
에스에프에이와 신성FA는 클린룸을 위한 설비를 납품한다. 디엠에스는 세정장비를 공급한다. 케이씨텍은 불량 기판의 유기막을 제거해 기판을 다시 사용할 수 있게 하는 Pi Rework 공정용 장비, 유리기판 위에 회로를 새기는데 사용하는 현상장비(Developer) 등을 공급한다.
에스엔유프리시젼은 광학 검사장비인 PSIS(Photo Spacer Inspection System) 공급 사업자로 선정됐다. 에스티아이는 상반기 첫 발주에서 155억원 규모 사업을 따낸 데 이어 이번 발주에서도 추가로 장비를 납품하게 됐다.
이 외에 일본 다이후쿠(Daifuku)는 자동물류시스템(AMHS), 프랑스 에어리퀴드(Air Liquide)는 벌크가스공급솔루션(BSGS), 대만 유테크존(UTECHZONE)은 얼룩 검사설비 공급자로 선정됐다.
BOE 10.5세대 라인(B9)은 2018년 3분기 양산을 목표로 월 9만장 생산능력 규모로 조성되고 있다. 지난 상반기 일부 장비를 발주했고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1단계 사업 발주를 시작했다.
10.5세대 규격 장비에 처음 도전하는 것이지만 국내 장비기업은 상당히 자신감 있는 모습이다. 그동안 중국에 활발히 영업하면서 브랜드를 알렸고 BOE 8세대 라인에 장비를 공급한 경험을 보유한 곳이 많은 것도 주효하다.
장비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패널 제조사가 수년 전부터 초대형 기판 투자를 검토하면서 이에 맞춰 장비 제조사도 연구개발을 해왔다”며 “10.5세대는 물론 차이나스타 11세대에도 대응할 수 있는 데모장비를 대부분 갖췄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LCD 설비 투자가 중국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고 초대형 기판은 현실적으로 BOE와 차이나스타 외에 추가 투자에 나설 기업이 거의 없는 만큼 이번 사업에 반드시 참여해야 한다는 절실함이 크다”고 말했다.
업계는 사업이 계속 발주되는 만큼 앞으로 이 사업에 참여하는 국내 장비기업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디스플레이 레이저 검사장비를 공급하는 참엔지니어링, 패널 운송용 로봇을 공급하는 티이에스와 로보스타 등 중국에서 활발히 영업하는 기업을 중심으로 추가 성과를 기대했다.
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