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 물류대란에 대해 송구하지만 노력을 안 한 것은 아니다. 한진 쪽 협조를 얻을 수 없었다.”
6일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억울함을 호소하며 한진그룹 간 진실공방이 또 다시 벌어졌다. 최근 한미약품 늑장공시 사태와 관련해선 공매도 공시제도 개선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국감에선 여야 의원을 가리지 않고 대우조선해양과 한진해운 등 조선·해운업 관련 구조조정 문제에 대해 질책을 쏟아냈다.
또 한진해운 법정관리 결정을 내리기 전 물류대란에 대해 충분히 대비했는지에 대해 금융위와 한진 측 해명이 달라 논란이 됐다.
임 위원장은 법정관리 전에 한진해운 측에 화주정보를 달라고 요구했으나, 한진 측이 협조하지 않아 제대로 된 대응책을 세우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지난 5일 열린 산업은행 국감에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법정관리 들어가면 물류대란이 일어난다는 것을 해양수산부와 금융위에 충분히 설명했다”며 “법정관리 전에 요청받은 자료는 화주 계약정보이며, 화물과 운송정보에 대해서는 법정관리 전에 요청받은 바가 없다”며 대립각을 세웠다.
민병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물류대란에 대한 심각성을 알았다면 더 긴밀하게 소통했어야했다”며 “이혼조정 중인 부부도 이렇게 소통하진 않을 것”이라고 비꼬았다.
보다 못한 이진복 정무위원장도 나서 “임 위원장은 지난 청문회에서 한진그룹이 경영권을 포기하고 제대로 살릴 생각 없다고 말했지만, 조 회장은 이미 법정관리 들어가기 전 경영권 포기 각서를 썼다던데 왜 말이 다른가”라며 “(임 위원장은) 진술을 명확히 해달라”고 지적했다.
금융당국이 한미약품 본사에 대한 현장조사를 벌이는 등 한미약품 주식 불공정 거래 의혹도 도마 위에 올랐다.
지상욱 새누리당 의원은 “한미약품 사태 때 기관투자자는 공매도로 수익을 올리고 개인투자자는 손실을 입고도 공매도 공시를 3일 후에나 알았다”고 지적하자 임 위원장은 “공매도 공시제도를 전반적으로 분석해 개선안을 마련하겠다”고 답했다.
임 위원장은 “현실적으로 공매도 주체 상당수가 외국계 투자자인데 시차로 시간차가 발생한다”며 “공매도 실질 수혜자를 공시하는 문제도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발언했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유상증자 계획 발표 후 신주 발행가격 확정 전까지 공매도 거래를 금지해야 한다”고 제안하자 임 위원장은 “선진국 기준도 있고 전면금지는 시장친화적 방법이 아니다”라며 “유상 증자의 기준가격 산정 시점을 증자 결정 공시 시점으로 하는 등 여러가지 방안을 검토해보겠다”고 말했다.
반면에 임 위원장은 금융권 성과연봉제 부작용에 관한 야당 의원들 공세에도 도입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을 단호하게 드러냈다.
임 위원장은 “사용자 측이 여러 차례 논의를 요청했지만, 노조는 논의 자체를 거부했다”며 “합리적, 공정한 평가 모형을 만들어 시행해야 하는데 그에 대한 논의자체를 하지 않겠다고 하면 한국 금융 발전은 없다”고 단언했다.
김지혜 금융산업/금융IT 기자 jihy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