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8년에 시작돼 2013년까지 5년 넘게 이어진 1차 중국발 공급 과잉은 세계 태양광 산업을 헤집어 놓았다. 유럽과 미국 중심이던 태양광 업체들이 대부분 도산 또는 인수합병(M&A) 됐으며, 정부의 전폭 지원 보조금에 힘입은 중국 업체들이 생산 능력 상위권을 모두 갈아치웠다.
이때 구조조정된 대표 업체가 독일 큐셀과 미국 솔린드라·에버그린솔라·선파워, 세계 1위 생산 능력을 자랑하던 중국 선텍 등이다.
태양광 시장의 감소세는 유럽 재정 위기와 태양광 지원 축소 등으로 2011년부터 시작됐다. 2008년부터 시작된 중국 정부의 적극 투자에 반해 태양광 수요가 줄면서 공급 과잉 현상을 초래했고, 이에 따라 2011년 말부터 태양광 가격이 대폭 하락해 관련 업체들의 마진이 크게 악화됐다.
이 시기에 미국 솔린드라, 에버그린솔라 등이 파산했다. 세계 최고 효율의 태양광 모듈을 자랑하던 선파워도 토탈에 M&A 됐다. 최고의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던 독일 큐셀 역시 공급 과잉을 견디지 못하고 파산, 이후 한화에 인수됐다.
중국 업체들도 공급 과잉으로 일부 구조조정됐다. 선텍은 2001년 설립 이후 2009년부터 5년 동안 태양광모듈 분야에서 줄곧 세계 1·2위를 지켜 온 업체다. 그러나 글로벌 태양광 시장이 침체기에 접어들자 막대한 누적 적자에 시달렸고, 결국 2013년에 파산했다. 중국 업체들은 정부의 적극 육성 정책에 힘입어 급속히 몸을 불렸지만 공급 과잉에 직면하자 그 가운데 경쟁력을 갖춘 업체만 살아남았다.
1차 공급 과잉 태풍으로 우리나라 태양광 업계도 대거 구조조정됐다. 당시 태양광 사업을 포기한 업체는 삼성전자, 웅진폴리실리콘, KCC, LG화학 등이다. 한국실리콘, 미리넷솔라, 넥솔론 등 중견업체도 파산 또는 매각 절차를 밟았다. 현재는 태양광에 뚝심 투자를 이어 가고 있는 한화큐셀, LG전자, OCI 등이 우리나라 태양광 산업을 지키고 있다.
함봉균 에너지/환경 전문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