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감사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종합감사가 치러진 일부 상임위에서 막바지 날선 공방이 이어졌다. 기재위에서는 법인세를 인상을 놓고 여야가 또 다시 충돌했다. 미방위에선 원자력안전위윈회의 원전 안전성 논란과 더불어 원안위 운영의 각종 문제점이 도마 위에 올랐다. 방송통신위원회 국감장에선 LG유플러스의 애매모호한 다단계 판매 중단 입장을 깔끔하게 정리, 마무리하는 데 집중했다. 또 의원들은 13일부터 시작된 갤럭시노트7 교환·환불 과정에서 소비자 불이익이 없도록 방통위에 주문했다.
◇기재위, 법인세 인하 공방 치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종합 국정감사에서는 해운업 지원, 법인세 관련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한진해운 법정관리로 위기에 봉착한 해운업을 살려야 한다는 지적에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예단하기 어렵지만 현대상선은 법정관리 가는 일이 없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법인세 인하를 둘러싼 공방도 치열했다. 박광온 의원(기재위·더불어민주당)은 법인세 인하 조치로 세 부담이 중산층과 서민층에 전가됐다고 주장하며 법인세 정상화를 외쳤다. 반면 새누리당은 시기상조라며 반박했다.
유 부총리는 전날 국감에 이어 이날도 법인세 인상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유 부총리는 “현재는 법인세 인상에 적정한 시기가 아니다”며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실적 차이는) 상위기업에 대해 법인세를 강화하기 보다 공정거래나 기업 생태계를 변화시키는 것이 더 좋은 정책”이라고 말했다.
윤호중 의원(기재위·더불어민주당)은 기재부가 내년 국민안전처 지진 관련 예산 250억원 중 194억원을 삭감했다고 지적했다. 이 가운데 지자체 내진 보강 예산 155억원이 전액 삭감됐다는 설명이다.
윤 의원은 “안전사업은 재난을 예방하는 매우 중요한 투자”라며 “특히 지자체를 지원하는 지진 관련 예산은 대폭 증액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두관 의원(기재위·더불어민주당)은 관세청의 성실무역업체(AEO) 인증이 조건·기간·비용 등 문제로 중소기업에는 `그림의 떡`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보다 많은 중소기업이 AEO 인증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어려운 상황에 처한 수출입 기업에 대한 적절한 지원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방위, `원전 안전성·휴대폰 다단계` 격론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특별위원회는 이날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와 방송통신위원회에 대한 종합 감사가 이뤄졌다. 오전에 진행된 원안위 감사장에선 또 다시 원전 안전 대책에 대한 질의가 쏟아졌다. 원자력발전소 사고 불안감 해소를 위한 원안위의 역할 부족도 도마 위로 올랐다.
박대출 의원(미방위·새누리당)은 “원자력 안전대책은 앞으로 예상되는 어떤 지진에도 안전하다는 것을 국민들이 믿게 하는 정도가 아니라, 예상을 뛰어넘는 지진에도 안전하다는 믿음을 줘야 한다”며 “그런데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우리나라가 50개의 안전대책을 내놓았는데 이중에서 아직도 이행되지 않은 안전조치들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특히 1980년대에 지은 고리 2호기는 내진보완공사를 하려면 해외 부품을 가져와야 하는데, 지금 생산이 안되고 있다는데 어떻게 할 것이냐”고 대책 방안 마련을 촉구했다.
송희경 의원(미방위·새누리당)도 “지진이 무서운 건 지진의 여파로 닥치는 해일 때문인데, 우리 원전은 다 해안가에 건설 돼 있다”며 “밀폐방수문 인허가는 다 났는데 아직까지 설치되지 않고 있다”고 우려했다.
변재일 의원(미방위·더불어민주당)은 “원안위가 안전이 아니라 원전 발전이나 산업 진흥을 위해 요건만 구비해놓은 채 면죄부를 주는 기관이 아니냐는 의심을 하게 만든다”면서 “사후규제적인 성격에 머물지 말고 보다 선제적·적극적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승희 의원(미방위·더불어민주당)은 “원안위가 지난 3년간 안전에 대한 국민토론회나 간담회를 세 차례 밖에 하지 않았다”며 “특히 원전안전협의회 구성은 대통령 직접 지시사항이지만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여야 의원들의 원자력 안전 대책 부족에 대한 질타에 김용환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장은 “국민이 안심할 수 있는 규제행정을 제대로 하겠다”고 말했다.
방송통신위원회 국감에선 갤럭시노트7 환불·교환 문제가 이슈로 떠올랐다.
오세정 의원(방통위·국민의당)은 “갤럭시노트7 환불·교환이 시작됐지만 일부 유통점에서 거부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면서 “미래부와 방통위가 문제 없도록 철저히 관리해 달라”고 요구했다.
박대출 의원(방통위·새누리당)도 “갤럭시노트7용 주변기기도 구제책이 필요하다”면서 “리콜 가이드라인에 단종 대책도 포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명길 의원(방통위·더민주) 역시 “이통사가 유통점 판매장려금을 돌려 달라고 하는 건 갑질”이라면서 “판매하면서 운영비가 들었는데 다 반환하라고 하는 건 말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최성준 방통위원장은 “미래부와 공동으로 갤럭시노트7 환불·교환이 신속히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면서 “리콜 가이드라인에 단종도 포함할 것”이라고 답했다.
LG유플러스 휴대폰 다단계 문제도 지적됐다. 유종오 의원(방통위·무소속)은 “LG유플러스가 권영수 부회장을 국감 증인에서 빼기 위해 국회와 국민을 속였다”면서 “휴대폰 다단계 폐해가 많은 만큼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단호한 조치를 취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휴대폰 다단계 실태조사를 마치고 사실조사 여부를 검토 중”이라면서 “조사 결과에 따라 엄중 조치할 것”이라고 답했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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