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엔터온뉴스 이주희 기자] 올해 10월 부산에서는 국제적인 문화 축제 두 가지가 진행됐다.
부산광역시는 지난 1일부터 오는 23일까지는 제1회 부산원아시아페스티벌을, 지난 6일부터 15일까지는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를 개최했다.
부산시의 축제이자 아시아 최고 영화제인 부산국제영화제는 올해 개최까지 우여곡절을 겪었다. 올해 봄에만 해도 개최 여부에 대해 어느 누구도 자신하지 못했다. 부산국제영화제는 지난해와 비슷한 규모로 작품을 초청했지만, 관객수는 6만 명이 감소해 총 16만 명을 모았다.
영화제가 축소될 것임은 예상되는 내용이었다. 보통 때와 같으면 부산국제영화제는 미리 개최를 고지하고 기업의 후원을 받지만, 이번에는 부산광역시의 60억 원과 국비(영화진흥위원회) 9억 원으로만 운영했다. 보이콧 관련해서 영화인들의 참여가 줄었고, 예산이 부족하기 때문에 관객수가 줄어드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시민들의 관심이 분산된 것은 제1회 부산원아시아페스티벌도 한몫했다.
부산원아시아페스티벌과 부산국제영화제는 엄연히 다른 행사지만 부산광역시는 비슷한 기간에 축제를 진행했다. 장소가 벡스코로 겹치기도 해 마치 원아시아페스티벌 속에 부산국제영화제가 포함된 듯한 느낌을 주기도 했다. 심지어 부산원아시아페스티벌 홈페이지에는 영화의전당 팝업창이 뜨기도 한다. 참고로 부산국제영화제 홈페이지에서는 부산원아시아페스티벌의 흔적이 조금도 없다.
한 부산 시민은 “평소에는 부산국제영화제 축제가 커서 관심이 몰렸는데, 이번엔 원아시아페스티벌 때문에 부수적인 축제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고 이야기 했다.

부산원아시아페스티벌은 부산광역시가 주최하고, 부산관광공사가 주관한다. 부산원아시아페스티벌은 홈페이지를 통해 “부산이 가지고 있는 문화·관광 인프라와 한류 콘텐츠 및 아시아문화가 만나는 축제이며, 아시아와 세계의 젊은이들이 만나 K팝, K푸드, K뷰티 등 K컬처를 한 자리에서 함께 즐길 수 있는 교류의 장”이며 “새로운 한류축제로 ‘부산국제영화제’–부산불꽃축제–부산비엔날레-자갈치축제 등 기존 10월의 여러 축제들과 함께 어우러지는 축제”라고 소개했다. 부산국제영화제까지 하나로 묶은 것이다.
1일 진행된 개막공연에서는 가수 싸이, 소녀시대, 린, 에이핑크, 걸스데이, B1A4, B.A.P, 젝스키스 등이 출연했으며, 부산광역시의 서병수 시장을 필두로, 탤런트 이다해, 야구선수 박찬호, 스타일리스트 정윤기 등의 프레젠터들이 부산이 이끌어갈 한류에 대한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날 서병기 부산 시장은 “부산이 한류 문화의 중심이 된 지도 20년이 되었다. 부산에서 많은 영화가 촬영된다. 천 만 관객 영화도 많다. 아울러 부산출신 K POP 스타들도 많다. 이분들이 국위선양 할 때면 내가 으쓱해진다. K무비-K팝-K푸드 이 모든 것을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곳이 부산이다”라며 자긍심을 드러냈다.
뿐만 아니라 부산원아시아페스티벌은 부산의 공연팀인 ‘끼리프로젝트’와 ‘윈즈’가 선보이는 몽키댄스와 중국 닝샤회족자치구 무용단이 실크로드를 소재로 그린 대서사 무용극 '월상화란'을 선보이는 등 여러 공연을 열었다. 하지만 이는 부산원아시아페스티벌이 개발한 공연이 아니라 기존에 있던 공연을 가지고 온 것이다. 18일 개최되는 ‘더쇼 K-POP 슈퍼콘서트’도 기존의 SBS MTV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의 지방 공연일 뿐이다.
원아시아페스티벌은 이번에 1회를 맞이했다. 부산광역시는 부산국제영화제가 가장 힘든 시기에 왜 새로운 페스티벌을 만든 것일까.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원아시아페스티벌 담당자는 “작년부터 기획해서 만든 축제다. 가능하면 다음 해에도 진행하겠지만, 세금으로 진행하는 축제이기 때문에 내년에 개최될지 여부는 아직 알 수 없다”고 전했다. 영화인들과 부산시민, 그리고 세계 영화인들까지 부산국제영화제를 살리는데 노력하고 있는 가운데, 부산광역시가 새로 만든 또 다른 축제는 부산국제영화제 사건의 본질을 흐리고 있다.
전자신문 엔터온뉴스 이주희 기자 leejh@entero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