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2P대출 1세대 `머니옥션` 추락...핀테크 업계 불똥튈까 `노심초사`

18일 머니옥션 홈페이지에 투자자들이 항의글이 올라온 모습.
18일 머니옥션 홈페이지에 투자자들이 항의글이 올라온 모습.

2006년 설립돼 개인 간(P2P)대출업체 시초로 불리는 `머니옥션`이 유동성 위기에 빠졌다. 일부 투자자에 투자금을 상환이 늦어지면서 파장이 일고 있다.

정부가 추진하는 크라우드펀딩 활성화에 제동이 걸릴 뿐 아니라 이제 막 시장을 형성한 P2P업계도 소비자 신뢰 하락을 우려하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머니옥션 일부 투자자들은 투자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머니옥션은 한국금융플랫폼이 제공하는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중 하나로 개인에게 투자하기 위한 국내 1호 P2P업체로 불린다.

한국금융플랫폼은 기업에 투자하기 위한 펀딩 플랫폼 `오퍼튠`도 운영한다. 머니옥션 홈페이지에는 지난 5월 16일(누적 기준)까지 2459억원 자금이 신청됐다고 공시했다.

현재 머니옥션 일부 투자자의 투자금 출금이 정지된 상태로 홈페이지 및 관련 홈페이지에 항의가 빗발치고 있다.

한 투자자는 “투자금 출금이 막힌지 한 달이 되어가지만 업체 측은 전화도 받지 않고,사무실 위치도 알려주지 않는다”며 “전산 오류라고 하면서 출금 요청을 미루는 데 투자금을 돌려막기 하고 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투자자도 “투자금 회수가 안 돼 금융감독원에 문의했지만 담당이 아니라는 얘기만 되풀이한다”며 “TV에서 창조경제나 크라우드펀딩 활성화를 외쳤지만, 안전장치 하나 안 만들어놓고 개미들 돈만 날리게 생겼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김동연 한국금융플랫폼 회장은 “일시적인 자금흐름과 서버 장애 문제일 뿐 조속한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 중”이라고 해명했다.

김 회장은 “회사채를 사신분이 압류를 신청하면서 운영 중인 가상계좌 중 일부 출금 기능이 정지됐다”며 “구조조정과 동시에 투자자 유치 등 백방으로 회사를 살리기 위해 뛰어다니니 믿고 기다려 달라”고 덧붙였다.

그는 “5~10명 소액 투자자만 피해를 입고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며 “묶여서 출금이 안 되는 돈은 3000만~4000만원으로 크지 않은 금액”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나 회사 사정이 좋지 않아 회복하기 쉽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42억원 규모 자본잠식이 된지 5년이 흘렀기 때문이다.

P2P업계에서는 머니옥션이 아슬아슬한 줄타기 해온 것을 수개월 전부터 감지했다며, 터질 것이 터졌다는 반응이다.

한 P2P업계 관계자는 “머니옥션은 기존 P2P업체들과 사업모델에서 차이가 있다”며 “머니옥션은 돈이 필요한 사람들이 게시판에 직접 자금모집 글을 올리고, 별도 대출 심사 절차를 거치지 않아 예전부터 부실률이 높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불안한 영업을 하는 업체들이 난립하고 있지만, 별도 제재를 가할 수 있는 법이 없어 소비자 피해가 양산될까 불안한 마음”이라고 덧붙였다.

다른 관계자는 “P2P시장을 인정하지 않던 금융당국이 급하게 관련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있다”며 “시장을 방관하다가 화를 좌초했다는 지적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혜 금융산업/금융IT 기자 jihy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