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현희 기자의 날]시정연설에 담겨야 할 것들

박근혜 대통령이 24일 국회 시정연설을 한다. 올해 네 번째다. 역대 대통령이 취임 첫해만 하고 이듬해부턴 국무총리가 대독케 했던 것과 비교된다. 시정연설을 빌어 자신의 국정운영 철학과 예산 집행 방향을 밝히고 이해를 구하는 것을 중요시해 왔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대통령 의지와 달리 시정연설 `이후`는 항상 시끄러웠다. 여야 공방에 매번 불을 끼얹었다.

박근혜 대통령의 `2016년 예산안 시정연설` 모습(청와대 제공)
박근혜 대통령의 `2016년 예산안 시정연설` 모습(청와대 제공)

이번 시정연설은 여러모로 의미 있다. 이번이 마지막 시정연설이 될 수도 있다.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 미르·K스포츠재단 등 의혹은 정면돌파를 택한 상황이다. 재단 의혹은 검찰 수사로 넘긴 만큼, 국회를 향한 메시지에 온전히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3년 시정연설에서 박 대통령은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 국회와 정부,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고 했고, 2014년에는 “여야가 상생 자세로 머리를 맞대고 하루 속히 법안을 처리해 달라”고 했다. 지난해 시정연설에선 “경제와 민생, 그리고 우리 청년들 미래를 위한 마음에는 여야, 국회와 정부가 따로 있을 수 없다”고 했다.

3년 내리 `정부, 여야가 따로 없다`는 화법을 구사했다. 올해도 비슷한 뜻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올해는 야권 의견이 다를 수 있음을 아예 인정했으면 한다. 상대방이 나와 다름을 인정할 때 진정한 소통이 가능해진다. 서로 다른 의견을 존중할 때 비로소 소통이 이뤄진다. 야권 의견에 귀 기울여 개선점을 찾겠다는 의지를 보여야 한다. 그래야 규제프리존 특별법, 서비스산업 발전기본법, 의료법 개정안 등 경제활성화 관련 법안과 노동개혁 4법 등 진전을 기대할 수 있다. 초당적 협력만 외치면 약발은 먹히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일하는 국회`도 더 언급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듣는 국민도 지겹다. `협치`를 외치면서 국회를 비판하고, 채찍질만 해선 역효과다. 오히려 `이렇게 하겠다`고 다시 약속하고 실천해 보여야 한다. 스스로 반성과 성찰이 더 현명하다.

무엇보다 민생 문제를 가장 앞에 강조했으면 한다. 청년 일자리, 육아·교육 문제, 지진 등 안전사고 위협 등 당장 국민이 체감하는 문제에 명확한 입장과 처리 방침을 내놓아야 한다. 고달프고 상처 받은 국민 물음에 진정성 있게 답해줘야 한다. 치유가 필요하다.

달라진 시정연설이 나오길 기다린다.

[성현희 기자의 날]시정연설에 담겨야 할 것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