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계는 지난해 프랑스 파리 총회 합의로 산업계는 앞으로 5년마다 상향된 목표 제출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이미 공정 개선 등 탄소 배출 감축 활동을 지속해 왔기 때문에 추가 감축 여력이 크지 않지만 온실가스 감축 투자를 늘리며 대응해 나가고 있다. 발전, 철강, 석유화학, 정유 등 배출량 상위 10개 기업은 기후변화 대응에 연간 4800억원을 부담할 것으로 예측했다.
온실가스 배출량이 가장 많은 발전업계는 이산화탄소포집(CS) 기술에 희망을 걸고 있다. 현재 전력 소비 추세를 볼 때 전기요금 인상은 쉽지 않다. 이런 상황을 감안하면 기저 발전인 석탄화력은 장기간 높은 이용률을 유지할 가능성이 짙다. 단기간 연료 전환이 쉽지 않다고 보면 CS가 현실에 맞는 대안이다. 한국전력공사와 발전자회사는 국내 최대 규모의 습식 CS 플랜트 실증에 나서 합격점을 받았다. 한전 전력연구원이 중부발전 보령화력본부와 남부발전 하동화력본부에 설치한 국내 최대의 10㎿ 습식·건식 CS 실증 플랜트는 연간 약 7만톤의 이산화탄소를 포집할 수 있다. 전력연구원에 따르면 장기연속운전 시험 결과 90% 이상의 포집 효율과 상용흡수제 대비 에너지 소비량이 35% 저감됐다. 앞으로 상용화 가능성이 농후하다.
발전업계 관계자는 “발전 분야는 온실가스 배출량이 가장 많지만 절감이 가장 어려운 분야”라면서 “CS가 현재 유일한 대안이고, 이를 위한 실증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높은 비용 문제가 장애”라고 말했다.
석유화학, 정유업계도 파리기후협정 비준에 맞춰 온실가스 관리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LG화학은 최고경영자(CEO)를 중심으로 `전사에너지위원회`를 운영하면서 온실가스, 에너지 규제에 선제 대응하고 있다. 에너지 소비가 많은 석유화학 공정 개선 및 설비 효율화 작업 투자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이미 나주공장은 옥탄올 제조 공정에서 두 개의 증류탑을 한 개로 통합한 분리벽형 증류탑 기술을 독자 개발, 연간 40억원의 에너지 절감 성과를 거뒀다. LG화학은 중국 현지 공장에도 이 기술을 적용할 계획이다. 대산공장은 납사를 분해해 에틸렌과 프로필렌을 생산하는 나프타크래커(NCC) 공정에서 불순물인 에탄과 프로판을 제거하는 설비 운전 조건을 최적화, 연간 11억원의 에너지 절감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이 공정에 들어가는 스팀 사용량을 연간 5000여톤 줄여 연간 3400여톤의 온실가스를 감축했다. 성공 사례를 바탕으로 유사 투자를 늘릴 계획이다. 설비 효율화 분야에서는 원재료 등을 운반할 때 사용되는 모터를 전력 효율이 높은 고효율 모터로 교체하는 동시에 여수공장에 열병합 발전소를 운영, 제품 생산에 필요한 전기와 스팀을 자체 조달하기 시작했다.
SK이노베이션은 자체 기후변화 대응 전략을 수립하고 환경 영향 최소화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정유사 대표 기업 SK이노베이션은 정보기술(IT) 기반의 온실가스 배출량 산정 체계를 기반으로 SK에너지, SK종합화학, SK루브리컨츠, SK인천석유화학 등 각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 산정을 완료했다. `온실가스·에너지 목표관리제` 시행에 맞춰 생산정보시스템(OIS)과 연동, 일 단위로 온실가스 배출량을 모니터링하고 관리할 수 있는 온실가스·에너지 관리시스템(GEMS)을 구축하고 배출권거래제에서 다루는 각종 정보 등이 동시에 관리될 수 있도록 시스템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최호 전기전력 전문기자 snoop@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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