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엔터온뉴스 백융희 기자] SBS ‘고호의 별이 빛나는 밤에’(이하 ‘고호의 별밤’)가 시청자들의 잠들어있는 연애세포를 깨우는 ‘오피스 로맨스 코미디’로 사랑 받고 있다. 이 작품은 중국에서 20부작 웹드라마로 방영돼 흥행에 성공한 후 국내로 역수출 됐다. 특히 20부작을 4부작으로 축소해 지상파에서 방송하는 파격을 시도했다.
‘고호의 별밤’은 한중 합작 웹 드라마로 지난 7월 2일 중국 소후닷컴과 소후 TV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첫 공개됐다. 이후 3주 만에 1천만 뷰를 돌파해 흥행성을 입증했다. 이밖에도 현재 미주 지역에 방영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일본 및 동남아 지역에서도 판권 판매가 논의되는 등 해외에서 이미 검증을 마친 수작이다.
‘고호의 별밤’은 ‘끝에서 두 번째 사랑’ 후속으로 낙점됐던 ‘사임당-빛의 일기’가 내년 1월로 편성이 변경되며 생긴 공백을 메우기 위해 4부작으로 긴급 편성됐다. 이러한 탓에 방송 전부터 대폭 축소된 스토리를 비롯해 배우들의 연기가 제대로 시청자들에게 전달될지,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그러나 ‘고호의 별밤’은 오히려 이를 뒤집는 반전의 결과를 선사했다.
빠른 전개와 드라마 속에서 직장 상사를 향해 날리는 거침없는 사이다 같은 멘트들, 남녀 사이에서 일어날 수 있는 갈등과 사랑 이야기로 단시간에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 성공했다.
지난 24일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 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23일 오후 방송한 SBS ‘고호의 별밤’ 2회는 전국 기준 4.8%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1회분이 기록한 4.4%보다 0.4%P 상승한 수치다.
시청률은 다소 저조한 편에 속하지만, 방송 직후 실시간 검색 순위에 드라마 이름이 오르거나추천 수가 높은 기사 댓글의 반응을 봐도 ‘여러 생각 없이 편하게 볼 수 있는, 연애세포를 깨워주는 드라마다’와 같은 반응이 대다수를 차지한다.
급하게 대체 편성됐고 20부작을 4부작으로 축소 편성했기 때문에 스토리 면에서 부족한 부분이 있을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다. 4회 분의 방송 시간을 때우기 위한 임시방편으로 시청자도, 방송사도, 드라마 측도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지 못하고 지나갈 수도 있었다. 하지만 예상 밖으로 시청자는 빠른 스토리 전개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6각관계의 로맨스는 현실적으로 일어날 수 있는 일은 아니기 때문에 잡음이 일어날 법도 했지만, 오히려 짧게 편성된 방송에서 강렬한 영향을 줬다. 극의 중심이 여주인공에게 맞춰진 채 다섯 명의 남자에게 가지를 뻗어나갔기 때문에 복잡한 관계 속에서도 시청자가 극에 몰입할 수 있는 효과를 줬다. 이는 ‘고호의 별밤’ 조수원 PD의 과감한 판단이 낳은 결과다.
조 PD는 엔터온에 “다른 출연자분들께 죄송하지만, 소소하지만 재미있다고 느껴지는 씬들이 편집되기도 했다. 그렇지만 이 작품에서 꼭 가져가야 할 것은 여주인공의 시선과 심리였다. 사람들에게 별을 주면서 점점 변화되어가는 그녀의 심리와 성장을 놓치지 않고 가져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3각 관계 이상의 남녀관계가 얽힌 것에 대해 “사실 ‘여러 남자에게 동시에 대시를 받는다면 어떨까’라는 여성들의 판타지와 재미를 위한 설정에서 시작되었지만, 그 안에서 각각의 시청자들이 인간사의 메타포를 읽어주신다면 감사할 따름이다. 또한 드라마를 만들며 항상 소통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한다. 이 드라마에서도 다양한 사람들과의 소통에 대해 그리면 어떨까 라는 생각을 했다”고 전했다.
‘땜빵’이라는 우려를 말끔히 덜어내고 웰메이드 오피스 로코로 자리매김한 ‘고호의 별밤’의 선전은 이번 주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전자신문 엔터온뉴스 백융희 기자 historich@entero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