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 내년 상반기 잉크젯 프린팅 OLED 시험생산

LG디스플레이가 내년 상반기 중 잉크젯 프린팅 방식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시험 생산한다. 시험 생산 후 실제 대량 양산까지 약 1~2년이 걸릴 것으로 보이지만 잉크젯 프린팅 방식이 연구개발을 마치고 실제 개발 단계로 진입한 것이어서 의미가 크다. 중국 TCL도 2018년 양산을 목표로 내년 중 잉크젯 프린팅 시험생산을 시작할 것으로 알려졌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내년 상반기 중 잉크젯 프린팅 방식으로 대면적 OLED 패널을 시험 생산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첫 시험 생산 규격은 8세대다.

LG디스플레이, 내년 상반기 잉크젯 프린팅 OLED 시험생산

LG디스플레이는 화이트OLED(WOLED) 방식으로 8세대 대면적 OLED를 양산하고 있다. 백색(W)을 구현하기 위해 적색과 녹색을 섞은 황색(Y)재료를 사용했으나 올해부터 황색층을 사용하지 않고 적, 녹, 청색을 각각 그대로 사용하는 `3스택` 구조를 채택해 색순도를 높였다. 컬러필터를 사용해 색순도가 떨어지는 단점을 보완하는 등 WOLED 기술 완성도를 높여왔다.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로 꼽히는 잉크젯 프린팅도 꾸준히 연구하고 있다. WOLED 효율을 높이려면 발광층, 공통층, 수송층 등 OLED 레이어가 늘어나게 돼 구조가 복잡해지는데 패널 제조사 입장에서는 재료비와 높은 기술 난도 등이 부담이다.

잉크젯 프린팅은 분말 형태 OLED 소재를 열로 증착하지 않고 프린팅 노즐에서 용액화한 소재를 분사하는 방식이다. 원하는 부분에 직접 분사하므로 버리는 재료가 거의 없어 재료 사용 효율성이 100%에 가깝다. 증착 공정이 없어지므로 전체 생산 공정이 줄어들고 컬러필터 등 주요 부품을 사용하지 않아도 되므로 부품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무엇보다 8세대 이상 대면적 OLED를 저렴한 비용으로 생산하려면 잉크젯 프린팅 방식이 가장 효율적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60인치 이상 대형 TV 수요가 커지고 있어 LCD와 OLED 모두 대형 패널로 무게중심을 옮기는 추세다.

카티바의 OLED 잉크젯 프린팅 장비 (사진=카티바)
카티바의 OLED 잉크젯 프린팅 장비 (사진=카티바)

LG디스플레이는 중국이 10.5세대와 11세대에 투자한 만큼 대면적 OLED 양산경험을 바탕으로 대형 LCD와 경쟁해야 한다.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OLED가 자리 잡았지만 2019년부터 중국이 10세대 이상 라인에서 초대형 고화질 LCD를 생산하기 시작하면 가격경쟁에 밀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아무리 고성능 제품이어도 소비자가 수용 가능한 가격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

때문에 LG디스플레이는 향후 중국이 양산할 60인치 이상 대형 LCD에 맞설 수 있는 수준으로 대형 OLED 패널 가격을 낮추는 게 숙제다. 생산 물량을 늘리고 수율을 높이는 것뿐만 아니라 근본적으로 생산공정 기술을 혁신하지 않으면 불가능하다.

잉크젯 프린팅 기술을 상용화하는 게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꼽힌다. 대형 OLED 가격을 낮춰 대중화 물꼬를 틀 수 있는 터닝포인트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

LG디스플레이뿐만 아니라 중국 TCL도 내년 중 잉크젯 프린팅 파일럿 라인을 가동할 것으로 알려졌다. OLED 잉크젯 프린팅 관련한 공정, 재료, 장비 등 다양한 분야 기술을 집결하기 위해 티안마와 함께 기술 오픈 플랫폼 기업 `광둥 주화(Guangdong JUHUA Printing Display Technology)`도 설립했다. TCL 자회사 차이나스타(CSOT)와 티안마가 각각 66%, 34% 지분을 보유했다. 한국보다 OLED 연구개발 경험이 짧지만 차세대 잉크젯 프린팅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LG디스플레이가 중국의 10세대 이상 LCD 투자에 대응하려면 10세대 OLED를 상용화하는 게 최선”이라며 “잉크젯 프린팅이 유일한 대안으로 꼽히는 만큼 개발에 속도를 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OLED 가격이 떨어져 LCD와 격차가 좁아지면 프리미엄 TV 시장뿐만 아니라 중급형 시장까지 진입할 수 있다”며 “기존 LCD TV 시장을 OLED TV가 대체하면 시장 주도권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