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실리콘밸리가 있다면 뉴욕에는 브루클린 테크 트라이앵글(BTT)이 있다. 2012년 보스턴을 제치고 실리콘밸리 다음으로 미국 내 첨단산업 허브에 이름을 올렸다.
BTT는 미국 뉴욕 맨해튼과 마주 보는 해안가 주변 덤보(DUMBO) 지역과 브루클린 네이비 야드, 브루클린 시내 일대에 조성됐다. 브루클린 다리 밑 주변인 덤보와 해군기지 및 조선소로 쓰이던 네이비 야드가 첨단산업 혁신지구로 탈바꿈했다.
변화는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시작됐다. 뉴욕시가 녹색산업을 비롯한 전략산업을 이 지역에 유치한 것이다. 혁신지구 계획은 2013년에 수립됐다. 이 일대를 뉴욕시의 미래 성장 동력으로 삼겠다는 구상에 따랐다.
뉴욕시는 해군기지 구역 특성상 창고가 많고 부지가 넓다는 장점을 살렸다. 넓은 공간이나 장비가 필요한 산업 분야의 입지로 그만이다. 맨해튼과 인접한 덤보 구역은 카페, 문화 등 거리가 활성화된 곳이다. 생활 관련 분야 기업 위주로 유치했다.
브루클린 시내는 기존의 기업 및 중심가로의 특징을 반영, 핀테크와 하이테크 관련 기업 위주로 꾸몄다.
노력은 성과로 나타났다. 3년이 지나자 혁신 기업 수가 1350개로 22% 늘었다. 고용은 1만1967명에서 1만7302명으로 45% 증가했다. 반면에 공실률은 5.8%에서 3.2%로 2.6%포인트(P) 하락했다.
독일에는 실리콘밸리를 닮은 아들러스호프가 있다. 베를린 동남쪽에 있는 트레프토프-쾨페니크 자치구에 자리했다. 베를린-브란덴부르크 국제공항 근처여서 중심 지역 접근성이 뛰어나다.
과거 통일 이후 동베를린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추진된 곳이기 때문에 예전부터 잘 알려진 대표 첨단산업 집적지다. 대량 실업 위기에 처한 옛 동독 과학자들을 활용했다.
이미 지난 2002년에 `지역혁신 우수상`을 받았다. 2006년에는 베를린 지역에 일자리 2만1000개를 창출, 10억4000만유로 경제 효과를 발생시켰다.
아들러스호프는 당초 독일 정부 차원에서 계획했지만 기업들이 스스로 지원, 성장시킨 사례다. 자치구는 혁신 기업 유치를 위해 기술과 업무 관련 서비스, 컨설팅을 지원해 왔다.
탄탄한 인프라도 한몫했다. 훔볼트대를 비롯해 17개 과학연구소와 1000여개 기업이 입주했다.
지원 정책은 베를린 주정부가 설립한 유한회사 비스타(WISTA)를 통해 이뤄진다. 연구기업과 벤처기업이 독립하면 부지를 저렴한 가격에 임대해 준다. 기업 상호 협력, 투자 유치 등에 필요한 최신 기술도 지원한다. 훔볼트대 본교에 있는 자연과학부, 컴퓨터공학과, 지리학과, 심리학과 등을 아들러스호프 캠퍼스로 이전해 우수 인력도 제공한다.
유창선 성장기업부(구로/성수/인천) 기자 yud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