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전기차(BEV·PHEV) 시장에서 배터리 전기차(BEV) 판매량이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를 압도했다. 충전인프라 부족이나 짧은 주행거리 등 불편함이 점차 해소되는 것으로 풀이된다.
26일 북미 전기차 전문매체 인사이드 이브이스(EVs)에 따르면, 북미 전기차 시장에서 BEV와 PHEV는 각각 9783대와 7191대가 판매됐다.
PHEV는 지난 4월 시장점유율이 64%까지 상승하며 BEV와 앞서거니 뒤서거니를 반복하다가, 8월부터 BEV가 압도하는 분위기다. 지난달까지 판매된 BEV는 5만8875대로 점유율 54%를 기록했고, PHEV는 5만726대(46%)가 팔렸다. 시장에 나온 전기차 모델 27개 중 15개가 PHEV모델이지만 BEV를 따라잡기엔 역부족이다. PHEV에 집중해 온 도요타와 포드, 벤츠, 볼보 등 업체의 향후 전기차 시장 전략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PHEV 판매량이 줄면서 북미 전기차 시장에서 한·일 간 배터리 시장 격차도 역대 가장 크게 벌어졌다. 미국 전기차 시장점유율 2위인 GM `볼트(Volt)`를 비롯해 BMW·볼보 등 PHEV 모델 절반 이상이 한국산 배터리를 쓴다. 반면 일본 배터리는 테슬라S·X, 포드 퓨전·닛산 `리프(Leaf)` 등 상위 모델에 공급 중이다.
이 결과 지난 7월 배터리 시장점유율 33%였던 한국산 배터리는 지난달 16%(10만8167㎿h)로 최저점을 찍었고, 일본은 84%(53만1947㎿h)까지 늘었다.
이 같은 한일 간 배터리 시장점유율 격차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파나소닉 배터리를 장착한 테슬라 전기차가 시장을 주도하는 가운데, 국산 배터리를 쓰는 시장 상위권 전기차는 볼트(Volt)뿐이기 때문이다. 지난달 미국 전기차 시장은 4350대가 팔린 테슬라 `모델S`가 1위를 차지했고, 이어 모델X(3200대)·Volt(2031대) 포드 퓨전 에너지(1652대)가 팔렸고, 삼성SDI 배터리를 단 BMW `i3`는 지난 7월 1479대가 팔리며 3위까지 올랐지만, 9월달 391대가 팔려 크게 저조한 상태다. GM이 자사 최초 BEV 모델 `볼트(BOLT)` 출시를 연내 앞두고 있어 국산 배터리 점유율은 대폭 오를 것으로 보이지만, 판세를 뒤집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배터리 업체 관계자는 “BEV가 PHEV 판매량을 크게 앞선 건 전기차(BEV)의 짧은 주행거리 불편 인식이 점차 줄어든 결과”라며 “한국산 배터리를 장착한 신규 BEV 모델이 나올 예정이지만, 테슬라 위주의 일본 배터리 점유율을 추월할지는 미지수다”고 말했다.
【표】미국 전기차(BEV)·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시장 판매 현황(자료 인사이드EVs· 전자신문)
박태준 전기차/배터리 전문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