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내년 봄 출시 예정인 전략 스마트폰에 마그네틱 보안전송(MST) 방식 결제 기술을 도입한다. 1년 넘게 준비해 온 화이트카드 방식을 포기하고 전면 전환하는 것이다.
MST는 삼성전자가 `삼성페이`에 도입한 기술 방식이다. 시중 카드 결제기에서 사용할 수 있어 편의성이 높다. LG전자는 화이트카드의 낮은 효용성과 배터리 구동 문제, 판매 전략 부재 등이 겹쳐 전략을 전격 수정한 것으로 분석된다.
26일 정보통신(IT)업계와 금융권에 따르면 LG전자는 차기 스마트폰 `G6(가칭)`에 MST 기술을 도입하기로 확정하고 제반 준비에 착수했다. MST 연동을 위한 부품 공급사를 선정했으며, 카드사 연동 협의를 이달 말 시작한다.
복수의 업계 관계자는 “LG가 MST 기술 도입을 확정했다”면서 “양산 및 서비스 테스트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MST는 스마트폰을 마그네틱 신용카드 결제기 근처에 대면 자동으로 결제가 이뤄지는 기술이다. 애플이나 구글이 도입한 모바일 결제는 근거리무선통신(NFC) 기반으로 별도의 결제기가 필요하다. 반면에 MST 방식은 모든 국내 가맹점에서 사용이 가능, 범용성이 뛰어나다. 시중에 보급된 카드 결제기의 90% 이상이 MST 방식이다. MST를 지원하면 어디서든 모바일 결제를 할 수 있다.
삼성전자의 모바일 결제 서비스 삼성페이가 성공한 이유다. 스마트폰을 결제기에 접촉하는 것만으로도 결제가 가능해 음식점, 대형마트, 백화점 등에서 바로 쓸 수 있다.
LG전자는 이 같은 MST 기술 범용성 때문에 그동안 준비해 온 화이트카드 방식을 전면 폐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화이트카드 방식은 스마트폰에 내장되는 MST와 달리 별도의 실물 형태 카드를 소지해야 하기 때문에 분실 우려가 있고 쓰기 불편하다는 게 단점으로 꼽혔다.
금융권 관계자는 “LG전자가 실물 화이트카드를 포기하고 MST 결제 개발에 들어갔다”면서 “삼성전자가 MST 결제 관련 특허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LG전자는 특허 회피 설계 방식을 채택했다”고 전했다.
루프페이를 인수해 MST 기술을 선보인 삼성페이의 특허 침해를 사전에 피해 가겠다는 전략이다. 또 외주 업체를 두지 않고 LG전자가 직접 개발한다. 다른 금융사 관계자는 “이달 말 카드사 연동 협의가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는 MST 방식 모바일 결제를 내년 봄 출시 예정인 전략 스마트폰 G6에 도입할 계획이다. MST뿐만 아니라 NFC, 무선충전 기능도 함께 탑재된다. G시리즈 무선충전 지원은 처음이다.
일각에서는 그동안 추진해 온 결제 방식을 버리고 결국 삼성전자 결제 방식을 따라감으로써 `LG페이`가 출시되더라도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LG전자 관계자는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세부 계획은 확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윤건일 전자/부품 전문기자 benyun@etnews.com, 길재식 금융산업 전문기자 osolgil@etnews.com,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