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 나노미터급 극미세 3D프린팅 기술을 상용화해 웨어러블 스마트기기 개발과 생산의 핵심인 인쇄전자산업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겠습니다.”
설승권 한국전기연구원(KERI) 나노융합기술연구센터 선임연구원은 3D프린팅 기반 인쇄전자 분야의 촉망받는 과학기술인이다.
`인쇄전자`는 기능성 잉크를 소재로 이용해 스마트폰 등 디지털 기기의 전자소자에서 전자종이, 유연 물리화학센서 등 각종 차세대 유연 전자소자를 제작할 수 있는 기술이다. 여기에 3D프린팅을 접목하면 `3D 인쇄전자`가 된다.
`3D 인쇄전자`는 평면에 인쇄하는 기존 2D 인쇄전자와 달리 입체(3D) 형상의 기판(골격)에 다양한 기능을 지닌 전기·전자소자를 입힐 수 있는 새로운 인쇄전자 기술이다.
하지만 3D 인쇄전자는 전자업계가 요구하는 마이크로, 나노미터급 전자소자 인쇄 단계에는 이르지 못하고 있다.
설 연구원은 그래핀, 탄소나노튜브(CNT), 금속 등 여러 소재를 활용해 머리카락보다 가는 굵기로 3D기능성 구조체를 만들 수 있는 3D프린팅 인쇄전자 기술을 개발했다.
이 중 `그래핀·CNT 3D 인쇄전자 기술`은 잉크 역할을 하는 `산화 그래핀`이나 `CNT` 용액을 초미세 노즐로 뿜어내 마이크로·나노미터급 극미세 3차원 구조체를 만들 수 있다. 그는 “이 기술로 만든 미세 구조체는 전기 전도성은 물론 화학·구조적 안정성이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며 “열적·기계적 특성이 우수해 휘거나 구부러지는 등 충격에도 강하다”고 설명했다.
또다른 3D 인쇄전자 기술인 `전기도금 기반 금속 3D프린팅`은 `전기도금법`이라는 기존 방법을 3D프린팅에 적용, 다양한 형상의 3차원 금속 구조체를 제작할 수 있는 기술이다.
설 연구원이 개발한 신개념 3D 인쇄전자 기술의 기반에는 `메니스커스 현상`이 깔려 있다. `메니스커스`는 표면에 있는 물방울 등을 일정 압력으로 누르거나 당길 때 모세관 형상에 의해 물방울이 터지지 않고 외벽에 곡면으로 형성되는 원리를 말한다.
그는 “3D프린팅은 도면과 재료만으로 세상 모든 물건을 만들 수 있는 `21세기 연금술`이라 불린다”면서 “3D 인쇄전자는 기존 거시적 구조물 제작 한계를 넘어 마이크로, 나노미터급 미세 구조물까지 제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인쇄전자산업 발전에 획기적 전환점으로 작용할 것”이라 말했다.
설 연구원과 KERI는 해당 기술 특허 확보에 이어 이른 시일 내에 관련 업체에 기술이전해 `3D 인쇄전자용 프린터`를 상용할 계획이다.
설 연구원이 개발한 기술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 `에이씨에스나노` 등에 주목받는 논문으로 게재됐다. 설 연구원은 지난해 7월 미국 애틀랜타에서 열린 `2015 한미 한인과학기술 산업 학술대회(UKC 2015)` 지식재산(IP)경진대회에서 금상을 수상했다.
창원=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