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2018년 최대 320㎞ 이상 주행할 수 있는 `아이오닉 일렉트릭` 프로젝트를 가동했다. 확장형 배터리를 장착한 이 모델은 높은 연비를 앞세워 제너럴모터스(GM) `볼트(Bolt)`, 테슬라 `모델3` 등 장거리 전기차와 정면 승부를 펼치게 된다.
30일 현대차에 따르면 오는 2018년 초 배터리 용량을 50%가량 확장해 최대 200마일(약 321㎞) 주행이 가능한 아이오닉 일렉트릭 `장거리 전기차` 모델이 추가된다. 현행 아이오닉 일렉트릭은 28㎾h 리튬이온배터리를 장착해 최대 191㎞까지 주행이 가능하다.
아이오닉 일렉트릭 장거리 모델은 40~44㎾h급 배터리를 장착할 전망이다. 현대차 남양연구소는 확장형 배터리팩을 장착한 아이오닉 일렉트릭에 대해 △연비 △주행거리 △화재 위험 △주행안정성 등을 시험 중이다. 특히 고용량·고효율 배터리에 맞는 배터리관리시스템(BMS), 전자제어장치(ECU), 소프트웨어(SW) 간 최적화 작업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현대차는 아이오닉 일렉트릭이 경쟁차종보다 연비가 높아 주행거리 확장에 유리한 조건을 갖췄다고 자신했다. 아이오닉 일렉트릭은 최근 미국 연비 시험에서 136MPGe를 달성했다. 이는 현재 미국 시장에서 연비가 가장 좋은 전기차인 `i3(124MPGe)`보다 12MPGe가량 높은 수준이다. 또 최근 미국에서 238마일(약 383㎞) 주행거리를 인증 받은 GM 볼트(119MPGe)보다도 17MPGe 가량 연료 효율성이 우수하다.
현대차 관계자는 “GM 볼트는 60㎾h 고용량 배터리를 장착해 1회 충전 최대 거리가 383㎞를 기록했지만, 아이오닉 일렉트릭은 더 작은 용량 배터리로 300㎞ 이상 주행이 가능하다”며 “전기차 주행거리는 배터리 용량에 따라 늘어날 수 있지만, 배터리 중량이 늘어나면 연비가 나빠지기 때문에 `먼거리-고연비`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최적의 용량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내년 글로벌 전기차 시장은 3만~4만달러대에 최대 300㎞ 이상 주행할 수 있는 보급형 장거리 전기차를 중심으로 재편될 전망이다. 테슬라는 내년 말까지 1회 충전으로 345㎞를 주행하고,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 속도까지 6초 만에 도달하는 보급형 전기차 `모델3`를 3만5000달러(약 3967만원)에 출시할 예정이다.
GM은 올 연말 볼트(Bolt)를 3만7500달러(약 4253만원)에 출시한다. 르노는 41㎾h 고용량 배터리를 장착해 최대 400㎞ 주행이 가능한 조에(Zoe)를 지난 `2016 파리모터쇼`에서 선보였다. BMW는 내년 배터리용량을 33㎾h로 늘려 300㎞ 주행하는 `i3`를 출시하고, 폭스바겐도 1회 충전거리가 300㎞에 달하는 신형 `e-골프`를 올 연말 출시한다.
현대차 관계자는 “테슬라 모델S·X는 300㎞ 이상 주행이 가능하지만 7만2700달러(약 8244만원)가 넘는 고가 모델이라서 시장 확장에 한계가 있다”며 “아이오닉 일렉트릭 장거리 모델은 가격도 저렴하고, 경쟁모델 대비 높은 연비로 유지비도 저렴해 경제성이 높아 더 많은 고객 유치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