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사이트]안치득 ETRI 방송미디어연구소장 "`테라미디어`로 새로운 방송미디어 구현"

“초고화질(UHD) 방송 분야에서 우리나라는 세계를 선도하는 선구자입니다. `앞 사람만 잘 따라가자`는 과거 마음가짐을 버리고, 그동안 꿈 꾼 것들을 현실화할 때입니다.”

안치득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방송미디어연구소장
안치득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방송미디어연구소장

안치득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방송·미디어연구소장은 내년을 우리나라 방송미디어가 선도국가로 바로 설 수 있는 해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 2월 국내 지상파 UHD 방송이 세계 최초로 시작된다. 방송망·인터넷으로 대용량 멀티미디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MPEG 미디어 전송 기술(MMT)` 등 우리 기술 국제표준이 빠른 방송 개시를 가능하게 했다.

안 소장은 “ETRI를 비롯한 관련 분야 기관과 연구자가 힘을 합쳐 큰 성과를 거뒀다”면서 “이미 해외에서도 우리나라를 선도 국가로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19일 발표자로 참여한 중국 청두 `MPEG 회의`에서 이런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했다. MPEG은 과거 그가 개발한 기술이다. 세계 각지에서 모인 참가자들의 이목이 그의 입에 집중될 수밖에 없는 회의였다.

안 소장은 “우리나라가 이뤄 놓은 UHD 방송·통신 분야 성과와 핵심기술에 호응이 컸다”면서 “UHD 방송으로 구현될 미래 미디어가 이전 어느 매체보다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UHD 방송은 당장 TV 송·수신기를 바꿔놓을 뿐만 아니라 방송 제작 환경도 새롭게 변화시킨다. 3D 매핑, 파노라마 기법을 활용한 새 촬영 방법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정보통신기술(ICT)과 융합된 방송 콘텐츠는 시청자의 인식을 아득히 초월할 만큼 달라진다.

안 소장은 “미래 방송미디어는 지금처럼 하나의 정해진 화면만 제공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시청자가 직접 방송화면을 조정해 등장인물을 원하는 각도에서 본다거나, 더 가까운 거리에서 보는 것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새로운 미래 방송미디어를 `테라미디어`로 이름 지었다. 테라(Tera)는 `엄청나다`는 뜻으로 쓰인다. 기존 기가바이트(GB)보다 1000배 큰 테라바이트(TB)급 거대 용량 미디어라는 의미도 담고 있다.

그는 최고의 `테라미디어`를 구현하는 요소로 `상상력`을 꼽았다. 연구원들의 상상력이야말로 이런 미래를 가능케 하는 원동력이라는 것이다.

안 소장은 “선구자의 뒤를 좇을 때는 기술력 확보가 급하고 중요했지만, 우리가 앞선 지금 상황에서는 전에 없던 새로운 무엇인가를 이끌어 낼 상상력이 더 중요하다”면서 “머지않아 전 세계 시청자들이 한국 기술로 만들어진 미디어를 통해 그동안 꿈꿔온 세계를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