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을 이용해 물에 젖지 않는 옷, 비가 오면 스스로 청소하는 건물 외벽을 값싸게 만들 수 있는 기술을 대학생이 개발했다.
포스텍은 기계공학과 재학생 유재원씨가 물을 흡수하지 않고 퉁겨 내는 초소수성 표면 제작법을 개발했다고 1일 밝혔다.
초소수성은 물과 친하지 않는 성질인 소수성이 매우 강한 상태를 말한다. 미세한 돌기로 덮여서 물이 스며들지 않고, 동그랗게 뭉쳐서 미끄러지는 연잎 효과가 대표 사례다.
연잎 효과를 본뜬 초소수성 표면은 음료를 쏟아도 젖지 않고 손으로 털어 낼 수 있는 옷 등으로 이미 실생활에 적용되고 있다.
다만 그동안에는 제조 방법이 복잡해 고가의 장비를 이용하거나 독한 화학약품 처리를 해야 했다.
유씨는 지도교수와 함께 표면 에너지가 낮은 액상 실리콘, 폴리디메틸실록산(PDMS)의 표면 위에 소금을 뿌려서 굳힌 뒤 물에 담가 녹여내 소금이 있던 자리에 다양한 입자 크기의 구조를 남기는 염용해식각법을 사용했다. 이 방법은 간편한 데다 큰 면적이나 3차원 곡면의 기판 위에도 원하는 형상으로 초소수성 표면을 구현할 수 있어 활용 가능성이 매우 기대된다.
김동성 지도 교수는 “염용해식각법은 환경 친화 방식”이라면서 “비싼 장비나 복잡한 공정 없이도 곡면 등에 원하는 형상으로 초소수성 표면 제작이 가능,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포항=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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