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반도체 50년]<14>하이닉스, SK 품으로… 새로운 도약을 꿈꾸다

SK하이닉스 로고
SK하이닉스 로고

2011년 11월 SK텔레콤이 하이닉스를 인수했다. 하이닉스는 유동성 위기로 채권단 공동관리에 들어간 지 꼭 10년 만에 새 주인을 찾았다. 공동관리 졸업 후 매각 작업이 본격화된 2008년 11월을 기준으로 삼으면 꼬박 3년이 걸렸다. 효성, STX 등 여러 기업이 하이닉스에 관심을 보였다.

유력 인수 후보자로 거론되던 LG는 “하이닉스를 인수할 마음이 전혀 없다”고 공식 밝히기도 했다. 이 때문에 반도체 빅딜로 회사(LG반도체)를 뺏겼다는 생각이나 앙금이 아직도 남아 있다는 평가도 나왔다.

SK 내부에서도 하이닉스 인수 반대 의견이 많았다. 그러나 현 SK주식회사 C&C 사장인 박정호 사장이 내부 태스크포스(TF)를 꾸려 `하이닉스를 인수해야만 하는 이유`를 정리했다. 최태원 SK 회장도 이 같은 보고서를 보고 하이닉스 인수를 결정했다는 것이 SK 고위 관계자의 전언이다.

SK로 인수된 하이닉스는 사명을 SK하이닉스로 변경했다. 메모리 반도체 업계의 재편으로 SK하이닉스는 매 분기 매년 최고 실적을 경신하면서 그룹의 주력 계열사로 자리를 굳혀 가고 있다. 시가총액 기준으로는 현대자동차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국내 2~3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

사실 SK도 반도체 사업에 관심이 많았다. 최종현 선대 SK 회장은 1978년 10월 `선경반도체`를 출범시킨 적이 있다. 2차 오일쇼크로 선경반도체는 곧 문을 닫아야 했지만 선대 회장은 반도체와 이동통신이 다음 번 신규 사업 품목이라고 늘 말해 왔다. 최태원 회장은 30여년 만에 선대 회장이 품은 `반도체의 꿈`을 이룬 셈이다.

한주엽 반도체 전문기자 powerus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