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 가장 주목받는 소재는 플렉시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기판이다. 이 기판은 플라스틱 일종인 폴리이미드(PI)다. 유리 위로 용액 상태인 PI 바니시를 코팅한 후 열로 경화시켜 10~15㎛ 두께 PI 기판을 얻는다. PI 기판 위로 OLED 소자를 얹고 레이저를 쏘아서(LLO) 유리를 떼어낸다. OLED 패널은 기판 두께가 얇아 흐물(플렉시블)거린다.
기판 변화가 없다면 플렉시블 OLED 생산량과 PI 바니시 수요는 비례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PI 바니시를 일본 우베코산에서 공급받는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일본 우베코산과 2011년 합작, 에스유머티리얼스를 세웠다. 에스유머티리얼스는 지난해 매출 146억원, 영업이익 38억원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 대비 70%, 217% 늘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올해 플렉시블 OLED 시설투자 금액은 10조9000억원이다. 삼성디스플레이가 내년 하반기 출시 예정인 신형 아이폰에 OLED 패널을 공급하는 것은 디스플레이 업계의 상식이다. 애플의 2016년(회계 기준) 아이폰 판매 대수는 2억1000여만대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삼성디스플레이가 2017~2018년부터 급증할 플렉시블 OLED 생산량에 대비, PI 바니시 공급처를 다변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SDI는 삼성종합기술원, SMS와 공동으로 유색 PI 바니시를 개발하고 있다. 삼성SDI 관계자는 “개발 막바지 단계”라면서 “중화권 디스플레이 업체를 우선으로 내년 사업화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플렉시블 OLED 기판은 누런 빛깔의 유색 PI를 사용한다. 기판 반대 방향으로 빛을 발산하는 톱 에미션 방식이어서 기판 투명도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차세대 기술인 투명 디스플레이는 투명 PI 기판이 선결 과제다. 투명 PI 바니시는 코오롱중앙기술원이 경인양행과 개발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일본 가네카에서 유색 PI 바니시를 공급받는다. 동진쎄미켐, SKC코오롱PI 등 소재 업체들이 PI 바니시를 개발하고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투명 PI 필름 양산에 882억원을 투자한다. 2018년 1분기에는 경북 구미공장에 생산 라인을 구축하기로 했다. 투명 PI 필름 적용 분야는 플렉시블 OLED 커버 윈도다.
현재 스마트폰 커버 윈도 소재는 거의 강화유리다. 삼성전자 갤럭시 엣지 시리즈와 같은 곡면 디스플레이는 3D 강화유리 커버에 플렉시블 OLED 패널을 붙여 만든다. 플렉시블 OLED 패널이 유리 커버를 만나 고정된 모습이다.
커버 윈도에 투명 PI 필름을 적용하면 플렉시블 OLED 패널 성질이 유지된다. 접거나 구부릴 수 있는 플렉시블 디스플레이가 만들어진다. 차세대 스마트폰인 폴더블 스마트폰에 활용된다. SKC는 내년에 SKC코오롱PI 공장에서 투명 PI필름을 양산할 계획이다.
플라스틱과 유리가 OLED 소재를 두고 다투는 모양새다. 아직 대세는 유리다. 플렉시블 OLED 패널의 최종 기판 소재는 PI이지만 PI 기판은 유리 위에서 만든다. 기판 유리 사용량은 줄지 않는다. 커버 소재에 투명 PI 필름을 쓰는 폴더블 스마트폰 상용화는 단시일 내에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LG디스플레이가 TV용으로 만드는 대형 화이트OLED(WOLED) 패널(리지드)은 기존의 액정표시장치(LCD)보다 공정 과정에서 유리를 1장 덜 쓴다. LCD 패널은 컬러필터(CF) 유리와 박막트랜지스터(TFT) 유리 사이에 액정을 주입한 후 합지해 만든다. WOLED 패널은 기판 유리 위에 OLED 소자를 증착한 다음 인캡(봉지) 공정으로 마무리한다.
이녹스는 LG화학과 함께 LG디스플레이에 인캡용 베리어 필름을 공급한다. 인캡용 베리어필름 부문의 올해 예상 매출은 200억~300억원이다. 지난해 매출액은 약 20억원이다.
이종준기자 1964wint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