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종합주가지수가 지난 7월 8일 이후 4개월 만에 1970선까지 밀렸다. 이날 증시 폭락은 `최순실 사태`에 따른 국정 혼란 지속과 다음 주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불확실성이 커진 점이 직격탄으로 작용했다. 여기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정례회의 시작에 따른 금리 인상 우려 등도 투자 심리 위축 요인이 됐다.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28.45P(1.42%) 떨어진 1978.94를 기록했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 7월 8일 기록한 지수 1963.10 이래 가장 낮은 수치다.
코스닥지수도 폭락, 전날보다 20.32P(3.24%) 하락한 606.06을 기록했다. 이날 코스닥은 지난 2월 12일 608.45를 기록한 이래 9개월 만에 610선이 무너졌다. 지난달 26일 국민연금이 투자금 1조원을 푼다는 내용이 발표된 후 하루 깜짝 반등한 이후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도 4개월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VKOSPI는 전날보다 16% 이상 상승, 시장의 불안감을 반영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은 모두 파란불을 켰다. 시총 10위 종목은 모두 약세였다. 시총 50위 종목에서도 빨간불을 켠 상장사는 LG유플러스 등 3분기 실적 우수 기업 8곳뿐이었다.
업종별로는 비철금속, 석유·가스를 제외한 전 업종이 하락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대내외 불확실성이 겹치면서 당분간 상승 동력을 찾기 어려울 것이란 분석을 내놓았다.
미국 대선에서 줄곧 앞서 나가던 힐러리 클린턴이 막판 이메일 스캔들 재점화로 위기를 맞고 있는 반면에 도널드 트럼프는 일부 여론 조사에서 앞서 나가고 있어 미국 경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이은택 SK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지지율이 힐러리를 앞섰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신흥국 통화가 약세인 점을 주목해야 한다”면서 “특히 대선 토론회 이후 강세를 보이던 멕시코 페소화가 급락했고, 중국 제품에 40%대 관세를 부여하겠다는 공언이 부각되면서 신흥국에서 자금 유출이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단기로는 미국 대선일까지 장기로는 연말까지 증시 혼란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대선이 끝나더라도 12월 FOMC에서 금리 인상이 결정될 때까지는 글로벌 증시 혼란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 최근 한 달 코스피 주가 추이>
이성민 코스피 전문기자 s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