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와 함께 전국을 반나절대 생활권으로 만들어 줄 수서발 고속열차 SRT가 12월 개통한다. KTX가 서울역과 용산역에서 출발한다면 SRT는 수서역을 출발해 동탄, 지제역을 지나 평택 분기점부터 KTX와 같은 선로를 이용한다. 서울·용산역까지 거리 부담을 느끼는 강남권과 경기남부 지역 고속철 이용객 수요를 끌어들일 것으로 보인다. 수서에서 부산까지 2시간 10분대, 광주송정역까지는 90분대에 연결한다. 수서 고속철도를 운영하는 SR가 12월 SRT 개통을 앞두고 1일 종합시험운행 마지막 단계인 영업 시운전에 들어간 SRT를 직접 타봤다.
SRT 수서역은 지하철 3호선 수서역과 바로 연결됐다. 지하철에서 SRT 갈아타는 곳까지는 5분이면 충분했다. SRT는 용산·서울역에서 출발하는 KTX와는 달리 지하에서 출발했다. 수서역에서 지제역까지 이르는 SRT 전용선 총 61.1㎞가운데 93%인 56.8㎞가 도심지와 경부고속도로, 하천 등 지표면 50m 아래에 조성한 대심도 터널이기 때문이다. 수서역을 출발한 SRT는 서서히 속도를 올려 5분 가량 지나자 속도감 있게 지하 터널을 미끄러져 달렸다. SRT 홍보 영상을 보면서 객실 설명을 듣다 보니 어느새 동탄역에 도착했다. 수서역 출발 15분만이었다.
동탄역은 나중에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와 연결돼 교통이 불편한 통탄 신도시와 경기남부 지역 교통지체를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동탄역에는 고속열차가 통과할 때 발생하는 풍압과 소음, 분진 등을 막기 위해 열차속도 300㎞/h에서 발생할 수 있는 풍압 등에 견딜 수 있도록 보통 스크린도어보다 내구성을 1.6배 높였다.
지제역은 경기 남부지역에서 KTX를 이용하기 위해 광명역이나 천안아산역까지 가는 불편함을 해소할 수 있다. 지제역은 특히 전철역과 함께 사용하기 때문에 손쉽게 갈아탈 수 있다.
SR가 강조하는 SRT는 빠르고 안전하고 편리함이다. 10량으로 편성된 SRT는 9량이 일반실이고 나머지 한 량이 특실이다. KTX와 차별화할 수 있는 것은 특실과 일반실 좌석 모두 항공기형 슬림 테이블을 적용해 무릎 공간과 발 뻗음 공간을 여유 있게 확보했다. KTX-산천보다 좌석을 47석 늘리면서 좌석 사이 무릎 공간도 넓게 확보해 편의성을 높였다. 좌석마다 전기 콘센트를 장착해 스마트폰이나 노트북PC 등 휴대형 전자기기를 충전할 수 있게 했다. 특실 좌석 등받이는 전동식으로 조작할 수 있게 했고 선반은 비행기와 같은 밀폐형을 적용해 개인 화물을 안전하고 편하게 수송할 수 있게 했다.
지하 터널 운행이 긴 만큼 안전에도 철저를 기했다. 직원 인사할 때도 붙이는 구호도 “안전!!”이다. 강길현 SR 개통운영단장은 “SR는 시운전에 앞서 율현터널 등에서 3회에 걸쳐 화재·테러 대응 훈련을 했고 다음주에는 열차 탈선·화재 훈련을 실시해 정식 개통을 앞두고 만약에 있을 사고에도 승객을 안전하게 대피시킬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SR는 KTX가 보유한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다양한 할인제도를 운영할 예정이다. 기준운임을 코레일이 운영하는 KTX 보다 최대 14% 낮춰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SRT 기준운임은 수서-부산간 5만2600원, 수서-목포간은 4만6500원으로 책정하는 등 기존 고속열차 보다 평균 10% 저렴하다. 장거리할인 등 운임 산정방식에 따라 수서-동대구, 수서-광주송정 구간은 각각 3만7400원, 4만700원으로 기존 고속열차 보다 최대 14%까지 낮췄다. 정차역 할인, 홈페이지·앱 등 온라인 구매 할인(1%, 주말·공휴일 제외)을 도입해 실제 고객이 부담하는 가격은 더욱 낮아진다.
SR 관계자는 “전라선, 경전선, 동해선 고객도 KTX에서 SRT로 환승해 수서·동탄·지제역을 이용하면 더욱 저렴한 비용으로 이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주문정 산업경제(세종) 전문기자 mjjo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