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역행하는 지방은행...각양각색 수도권 점포 늘리기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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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이 점포를 대폭 줄이는 가운데 지방은행은 오히려 수도권 점포를 늘리는 역주행을 하고 있다. 지역 기반 산업이 휘청거리면서 기업금융에서 수도권 소매금융으로 눈을 돌리는 가하면, 비대면 스마트 자동화기기(ATM)로 젊은 세대 공략도 시도한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우리·하나·신한 등 시중은행은 올해 상반기에만 84개 점포를 없앴지만 부산, 경남, 광주, 전북, 대구은행 등 지방은행은 오히려 수도권 10여 곳에 새로운 점포를 열었다. 추가 개설도 진행한다.

지방은행 고유 업무인 기업금융을 그대로 수도권에서 키워나가는 은행도 있지만 소매금융 확장이 대세다.

BNK금융그룹 사옥
BNK금융그룹 사옥

BNK부산은행은 지난 9월에만 경기도 부천 및 수원, 서울 성수동과 홍대역 4개 지점을 추가 개설했다. 이로서 서울 6개, 경기 3개, 인천 1개 대전 1개 등 수도권에 총 11개 점포망을 가지게 됐다. 기업금융 중심 영업을 해왔던 부산은행은 내년부터 수도권 소매금융 영업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부산은행 관계자는 “기존 창구에서 기업대출을 많이 해왔지만, 앞으로 중소상공인과 개인위주 대출을 넓혀갈 것”이라며 “12월까지 수도권 신설점포 실적을 보고 점포를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부산은행은 스마트ATM 기반 `셀프 뱅크`를 수도권에 도입하면서 2030세대 공략에 나섰다. 롯데백화점 잠실점 롯데금융센터에 문을 연 셀프뱅크 1호점에서는 ATM으로 입·출금과 계좌이체, 공과금 납부, 스마트뱅킹 신청, 소액 대출 등 은행 창구 업무 85%를 비대면 처리한다. 본인인증을 위해 지정맥 인증과 영상통화 기술을 도입했다.

JB금융지주 서울 여의도 사옥 전경
JB금융지주 서울 여의도 사옥 전경

JB금융지주 전북은행과 광주은행도 수도권 일반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점포개설을 늘려가고 있다. 2010년 초부터 수도권 점포를 확장해온 JB금융지주는 2012년 말 대비 현재 수도권 점포 비중이 9%에서 20%로 급증했다.

광주은행은 지난달 경기 광교점을 포함해 현재까지 총 28개 수도권 지점을 보유했고 전북은행도 19개 수도권 지점을 운영 중이다.

전북은행은 세종시에서 가장 먼저 터를 잡아 소매금융 뿌리를 내리기도 했다. 세종시는 올 상반기에만 3만명 인구가 유입되며 인구증가율 전국 1위를 기록했다. 신규 아파트 분양이 봇물을 이루며 개인대출도 크게 늘고 있다.

전북은행 관계자는 “전남·북 지역 노령화비율이 20%로 전국에서 1~2등 수준”이라며 “지역영업만으로는 은행 성장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도권 점포들은 건물 2~3층, 전용면적 35평 이하, 직원 4명으로 소형 점포로 최대한 고정비용을 줄인다”며 “일반점포가 손익분기점(BEP) 넘는데 2~3년 걸리는데 반해 수도권 소형 점포는 1년 안팎으로, 수익성이 지방에 비해 상대적으로 좋다”고 부연했다.

한편 DGB대구은행은 대구에서 서울로 온 지역고객들을 타깃으로 기업금융에 힘쓰고 있다. 현재 운영 중인 안산 반월공단 소재 지점에 이어 다음 달 경기 화성시청 인근에 추가점포를 연다. 서울 3곳을 포함하면 수도권 점포는 5곳으로 늘어난다. 대구은행은 지역에서 닦아온 기업금융 노하우를 수도권에도 적용시켜 영토확장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경남은행도 내년 초 수도권 지역에 소형점포 2곳을 개점할 계획이다.

김지혜 금융산업/금융IT 기자 jihy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