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광옥 신임 대통령 비서실장은 3일 “최순실 사건에 대해서 추호도 의심이 없도록 수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비서실장은 이날 오후 신임 인사차 청와대 기자실을 찾아 “박근혜 대통령이 마지막까지 좋은 대통령으로 일을 할 수 있게끔 보필하는 것이 어려운 시기지만 제가 할 일이 아닌가 생각해서 이 자리를 맡았다”고 밝혔다.
최순실 사태와 관련해 대통령 직접 수사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최순실 사건에는 추호도 국민 의심이 없도록 수사가 돼야한다는 것은 똑같은 생각”이라고 말했다. 정권비호 차원의 어떠한 시도도 발붙이지 못하게 하겠다는 의지 표명이다.
진상 규명에 필요하다면 대통령 수사를 요청하겠다는 김현웅 법무부장관의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에서 발언도 맥을 같이 한다. 그는 또 정국수습 돌파구로 `신뢰 회복`을 강조했다.
한 비서실장은 “지금 국민은 분노하고 있고 여러 가지 면에서 불신이 팽배해 있다”며 “우리 사회가 어려운 정국을 어떻게 돌파할 수 있는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 회복이다. 대통령을 보좌하면서 민의를 정확히 반영할 수 있는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비서실장에 한광옥 국민대통합위원회 위원장을, 신임 정무수석에는 허원제 전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을 각각 임명했다.
4선 의원 출신의 한 비서실장은 김대중정부 시절 초대 노사정위원회 위원장, 대통령 비서실장, 새천년민주당 대표 등을 지냈다. 지난 18대 대선 과정에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 캠프에 합류했고, 중앙선거대책위원회 `100% 대한민국대통합위` 수석부위원장, 대통령직인수위 국민대통합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허 신임 정무수석은 국제·경향신문과 KBS 기자, SBS 정치부장을 지낸 언론인 출신으로 18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현 정부 출범 이후에는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 부위원장을 역임했다.
청와대 비서진의 추가 인사 발표를 놓고 여야 반응은 또 극명하게 대비됐다. 특히 김대중 전 대통령 비서실장 출신인 한 비서실장에 대해 새누리당은 “탁월한 능력과 인품을 가진 훌륭한 분”이라고 치켜세웠지만 야당은 “제2의 허수아비 실장”이라고 혹평했다.
김성원 새누리당 대변인은 한 내정자에 대해 “풍부한 정치 경험과 식견을 갖추어 비서실을 잘 이끌어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며 “국정을 정상화하려면 청와대 비서실의 역할이 막중함을 명심하고 헌신적으로 일해 달라”고 당부했다.
야당은 `또 불통 인사`라며 비판했다.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한 비서실장은 지난 대선 당시 새누리당에 전격 합류했고, `말 갈아타듯` 당을 갈아타는 분”이라며 “이런 사람을 `얼굴마담 비서실장`으로 내세운 것은 거국 내각 코스프레에 이은 대통합 코스프레로 국민을 기만하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