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리릭┃반형문] 대중음악에는 정답이 없다 … 공감 가사가 '키포인트'

[ON+리릭┃반형문] 대중음악에는 정답이 없다 … 공감  가사가 '키포인트'

[엔터온뉴스 백융희 기자] 그룹 트리탑스가 지난 10월 ‘내가 더 잘 할게’ 앨범을 발매 했다.

트리탑스 멤버 반형문은 지난 2007년 그룹 트리탑스로 데뷔해 가수 활동과 작사, 작곡 및 프로듀싱 활동을 함께 하고 있다.



현재는 반리더엔터테인먼트의 대표이사를 역임하며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뮤지션을 희망하는 이들을 위해 엔터온과의 인터뷰에 응해줬다. 다양한 방면에서 활동해온 만큼 제작자, 작곡가, 가수, 작사가의 입장에서 흥미로운 음악 이야기를 전해줬다.

Q. 음악을 시작하게 된 동기는?

“동기가 특별히 없다. 초등학교 때부터 팝을 즐겨 들었고 노래 부르는 것도 좋아했다. 음악 외에는 하고 싶은 일이 없었고 자연스럽게 하게 된 것 같다.”

Q. 가수 활동을 하다가 작곡가로 데뷔하게 된 경로는?

“주변에 음악 하는 친구들이 많았지만 도움을 받지는 않았다. 음악을 데모 형식으로 만들어야 했는데 컴퓨터 작곡 기기를 잘 다루지 못했다. 컴퓨터 없이 혼자 기타 등으로 멜로디를 써서 단순하게 곡을 쓰고 편곡을 해서 기획사에 줬다. 당시 활동하던 작곡가 분들과 경합을 해서 내 곡이 한 가수의 타이틀이 됐고 그게 첫 입봉작 이었다.”

Q. 대중적인 가사가 좋은 가사인가?

“작곡가의 입장에서는 당연히 그렇다. 하지만 대중음악에 정답은 없다. 발음이 이상한 것도 어떻게 보면 스타일이 될 수 있다. 톤, 분위기 등이 중요한 것 같다.”

Q. 요즘 노래 한 곡에도 여러 사람이 힘을 합쳐 이름을 올린다. 팀 작업은 어떤가?

“요즘에는 협업을 많이 한다. 옛날에는 작곡가들이 폐쇄적인 경향이 많았던 것 같은데 요즘에는 그렇지 않다. 음악에는 멜로디라인, 가사, 비트 등 여러 가지가 필요하다. 이 부분에서 강점이 있는 사람들이 만나 협업을 했을 때 완성도가 확실히 높다. 가사도 마찬가지다.”

[ON+리릭┃반형문] 대중음악에는 정답이 없다 … 공감  가사가 '키포인트'

Q. 작곡 할 때 작업 방식은?

“여러 가지 영감을 받는다. 최근에는 영화를 보고 머릿속에 맴도는 걸 멜로디로 만들었다. 연애 할 때 특히 노래가 잘 나온다. 음악은 감정이고 음악을 만드는 데 있어 동기부여가 된다. 건반으로 성의 없이 치거나 기계처럼 만들었을 때보다 감정이입을 하고 한 사람을 생각하면서 만든 게 훨씬 좋은 곡이 나온다.”

Q. 가사 쓸 때 실제 경험담을 주로 담는 편인가?

“그게 가장 빠르고 좋은 가사가 나온다. 보통 작사가들은 대부분 자기 경험에 비롯해서 쓸 거다.”

Q. 경험담을 쓰지 않을 때에는 어떤 식으로 작업을 하는 편인지?

“최근 발매한 곡인 ‘내가 더 잘할게’는 드라마 ‘커피프린스’에 나온 대사를 차용했다. 채정안 씨가 이선균 씨한테 무릎 꿇고 프로포즈를 하는 장면이 있다. ‘별도달도 못 따주고 힘들 때도 있을 거고 나랑 결혼하면 되게 힘들 거야. 하지만 진짜 힘들 때 내가 더 잘 할 게’ 라는 말을 한다. 이 부분을 보면서 멋있다고 생각했는데 곡 작업을 하다가 ‘내가 더 잘할게’라는 노래를 쓰게 됐다.”

Q. 작사가로서 곡을 의뢰 받았을 때 작업 방식은?

“작사 의뢰를 받았을 때 애매한 건 이야기를 만들어야 한다는 점이다. 글을 쓰는 거랑 똑같은 방식이다. 주제를 정하고 필요한 소재를 정해서 이 곡에 어울리면서도 독특하게 쓰는 데 신경을 쓴다. 그래야 내 가사를 의뢰한 사람에게 뽑힐 확률이 있다. 노래에서 제목은 정말 중요하다. 한 눈에 들어와야 하니까. 요즘엔 아이돌 음악들이 주를 이루다보니 댄스곡이 많다. 그래서 자극적이고 독특한 것들이 수많은 곡들에서 살아남을 확률이 높지만, 덕분에 가사의 다양성이 늘어난 것 같긴 하다.”

Q. 가사를 잘 쓰는 방법은?

“어떤 곡이냐에 따라 다르다. 발라드는 곡을 들었을 때 ‘이거 내 얘기 같다’라고 들게끔 하는 게 중요하다. 왜냐면 발라드는 가장 대중성 있는 음악이기 때문에 들었을 때 감정이입이 돼야 좋아할 수 있게 된다.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쓴다면 사람들이 들었을 때 감정이입이 안 된다. 누구나 겪었을만한 이야기를 신선한 표현으로 해주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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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누구나 겪었을만한 이야기를 신선한 표현으로 한다는 것을 예로 든다면?

“누구나 겪었을만한 이야기는 사랑이다. 만약 헤어진 상황을 표현하면 헤어져서 아픈 감정을 어떻게 표현해주느냐의 차이다. ‘나 너랑 헤어져서 너무 힘들어’ 하면 ‘뭐 어쩌라고’ 이런 생각이 든다.(웃음) 하지만 예를 들면 가수 바이브의 경우에는 ‘난 늘 술이야’라고 표현을 한다. 결국엔 너랑 헤어져서 맨날 술만 먹는 이야기고 이것도 대중적이지만 신선하게 다가온 것 같다. 대중적인 것도 신선하게 쓰는 게 작사가의 몫인 것 같다.”

Q. 작곡가로서 작사가에 가사를 의뢰할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어떻게 써달라고 요구를 절대 안 한다. 어떤 주제를 줘서 상상력을 막아버리면 거기서부터 창작에 벽이 생긴다. 그래서 ‘쓰고 싶은 내용을 쓰되 잘 써주세요’ 이렇게 의뢰하는 편이다. 그 중 눈에 들어오는 가사는 내가 생각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방향의 가사다. 독특한 소재 혹은 신선한 가사를 좋아한다. 예를 들어 10명의 작사가한테 의뢰를 했는데 9명이 다 이별 이야기를 담았는데 혼자 다른 이야기를 담으면 선택될 확률이 높다. 하지만 부를 때 편해야 하고 너무 말이 안 되면 안 되겠지.(웃음)”

Q. 발음 디자인도 중요한가?

“중요하다. 가수가 편하게 부를 수 있어야 한다. 받침이 없는 단어들이 부드럽게 불린다. 만약 ‘극한’이라는 딱딱한 단어를 가지고 노래를 불렀을 때 노래를 잘 하는 친구면 세련되게 부른다. 하지만 그렇지 못하는 친구면 멋없게 부를 거다. 하지만 어려운 단어라고 해도 이것에 대한 이유가 확실하다면 신선한 가사가 될 수 있을 거다.”

Q. 작사가의 데뷔 루트는 정확히 없다.

“어떤 일이든 잘 되려면 운이 따라야 하는데 운이 오게끔 하는 건 ‘노력’인 것 같다. 운이 오게끔 계속 노력을 해야 한다. 아버지나 어머니가 작곡을 하는 게 아니라면(웃음) 여러 인맥을 만들려고 노력을 하는 게 중요하다. 음악 하는 사람들에게 가사를 돌려도 보고 그 근처에 진입하기 위해 정말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 적어도 작사가의 경우에는 이런 노력이 필요하다.”

Q. 창작에 대한 부담감은 없나?

“많이 했고 많이 한다. 프로작곡가라면 누구나 이런 생각을 할 거다. 어쩔 수 없다. 창작하는 사람들의 숙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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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제작자 입장에서 가사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해준다면?

“나는 가수도 하고 제작도 하고 작곡도 하고 작사도 하기 때문에 작사의 중요성을 너무나 잘 안다. 곡도 어쨌든 처음 만들면 누군가에게 선택을 받거나 팔아야 하는 거다. 곡을 사는 동시에 대중에게 팔아야 하는 제작자라면 어떻게 하면 이 노래가 살고 어떤 가사를 써주면 이 사람이 좋아할까를 생각해야 한다. 센스가 있어야겠지. 방 안에서만 가사를 쓰는 사람도 많지만 경험도 중요하다. 하지만 이 경험이라는 게 직접적인 경험만을 이야기 하는 게 아니라 인터넷, 책에서 보는 것도 경험이 될 수 있다. 경험을 자신만의 사고방식으로 유연하게 풀어내는 게 좋은 것 같다.”

Q. 뮤지션 지망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는?

“나는 재능이 없는 것 같으면 하지 말라고 솔직하게 이야기 한다. 오디션 프로그램에 나와서 말도 안 되게 노래를 부르면 안 되지 않나. 작사, 작곡도 마찬가지다. 성공할 수도 있는 거지만 정말 힘든 길이라는 것을 이야기 하고 싶다. 하지만 정말 좋아하는 일이고 재능이 있다고 생각하면 성공과 실패를 떠나서 열정을 쏟아서 해보는 걸 추천한다.”

Q. 재능을 확인할 수 있는 길은 무엇일까?

“그건 자기 판단이다. 자기가 판단해서 소질이 있다고 생각하면 있고 가는 거다. 없다고 생각하면 가면 안 되는 것 같다.”

Q. 작사를 배우는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도움이 될 것 같긴 하다. 어떤 일이건 선생님이 중요하다. 자기가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 판단할 수 있는 도움을 준다. 학원에서 여러 사람을 만나고 그 인맥들이 가지를 뻗어나갈 수 있는 거니까 좋은 것 같다.”

Q. 앞으로의 단기간, 장기간의 목표는?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행복하게 사는 게 목표다.”

전자신문 엔터온뉴스 백융희 기자 historich@enteron.com / 디자인 : 정소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