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朴대통령 檢 날 위에]불똥 튄 유통업계, 檢 수사 향방에 촉각

유통업계는 `비선실세` 의혹을 받는 최순실씨에 관한 검찰 수사 향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최순실 국기문란 사태` 영향으로 검찰 조사는 물론 기업 이미지 손상 등 심각한 경영 타격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서울 시내 면세점 사업자 선정에 참여한 롯데는 지난해 계열사 롯데면세점과 롯데케미칼을 통해 미르·K스포츠재단에 총 45억원을 출연했다. SK는 SK하이닉스를 통해 미르재단에 68억원을 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계열사 SK네크웍스가 면세점 사업권 경쟁 중이다.

현재까지 양 그룹이 출연한 기금 성격은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업계 일부는 지난해 7월 진행한 서울 시내 면세점 사업자 선정에 최순실씨가 개입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롯데는 지난 5월 K스포츠재단에 후원금 70억원을 냈다가 그룹에 대한 검찰 수사가 본격적으로 이뤄지기 전 모두 돌려 받았다. 검찰은 소진세 롯데그룹 정책본부 대외협력담당 사장과 이석환 상무를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외압 여부를 조사 중이다.

지난해 면세점 사업권을 내준 롯데는 이번 심사에서 면세점 사업 경쟁력과 기존 면세점 직원 고용 승계 필요성 등을 내세워 특허권을 탈환할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최종 선정을 한 달여 앞둔 시점에 `최순실 게이트`에 발목이 잡혔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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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그룹은 미르재단에 8억원, K스포츠재단에 5억원 총 13억원을 출연했다. 장기 경기 불황으로 음식료 및 유통 사업이 부진한 가운데 최순실 사태의 불똥이 튈 수 있는 상황이다. CJ가 최 씨 측근 차은택씨 지원으로 현 정부 문화사업에 적극 참여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CJ는 이 같은 의혹을 전면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3일 종가 기준 CJ 계열 상장사 9곳의 시가총액은 20조5261억원이다. 지난해 말(25조7026억원) 대비 20.14% 급감했다. 5조원 이상이 증발했다.

유통업계는 향후 검찰 수사 방향을 주시하고 있다. 최 씨가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과 공모해 해당 대기업들을 상대로 `강제모금`을 추진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안 전 경제수석은 검찰 조사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재단 설립과 대기업 모금을 지시했다는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은 이날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고 `최순실 비선실세 국정개입` 의혹 사태와 관련해 검찰 조사를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시민들이 4일 서울역 대합실에서 박근혜 대통령 대국민 담화 방송을 지켜보고 있다.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시민들이 4일 서울역 대합실에서 박근혜 대통령 대국민 담화 방송을 지켜보고 있다.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윤희석 유통 전문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