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에서 워킹 홀리데이(이하 워홀)를 가는 사람들을 보면 가끔 깜짝 놀랄 때가 있다. 내가 호주를 떠났을 때와는 비교도 되지 않게 준비를 열심히 해가는 사람들 때문이다. 호주를 떠났을 때를 생각하면 아무런 준비를 해가지 않았다. 준비라고는 도착지가 호주 시드니였던 정도였다.
예비 워홀 준비자를 도와주는 활동을 하면서, “언니, 레쥬메(이력서)도 한국에서 미리 써가야 되죠?”라는 말을 들으면 난감하다. 나는 당시 호주식 레쥬메를 어떻게 쓰는지 조차 몰랐으니까 말이다. 이런 내가 호주에 어떻게 적응하고 어떻게 영어를 배웠는지에 대해 워킹 홀리데이를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글을 써본다.
◇워킹 홀리데이, 시작이 반이다=호주 워홀을 떠날 당시 나는 곧 3학년이 된다는 사실이 두려웠다. `내가 잘 하고 있는 것일까?`라는 생각을 매일 자기 전마다 생각했다.
그 때 알고 있던 오빠가 캐나다 워홀을 간다고 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워홀에 대해 안 좋은 소문으로 가면 안 되는 것이라는 생각했다. 친했던 오빠가 캐나다 워홀을 가기 위해 철저히 준비하는 것을 보고 “오, 생각보다 괜찮은가 보네? 그럼 나도 한 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영어권 국가의 워홀을 찾아보다가 `호주`라는 국가를 발견했다. 비자도 일찍 나오고 특별히 준비해야 하는 서류도 없으며 상시 모집이었다. 호주 워홀을 가기로 했다. 워홀을 준비하는 친구들이 “주거 지역은 어떻게 골랐어?”라고 많이 물어보는데, 그때마다 부끄러운 마음이 든다. 그런 생각조차 하지 않고, “시드니 들어봤어!”라고 생각해서 선택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호주를 알아보고 몇 개월 동안 준비하는 것보다 “호주 워홀? 지금 내 상황에 많이 도움될 것 같은데?”라고 무작정 출발했던 것이 힘들지만 좋게 작용했던 것 같다. 주변에 이것 저것 국가, 지역, 직무 등을 찾아보고도 갈지 말지를 고민하면서 걱정만 많이 하는 친구들도 있다. 자세히 알아보는 자세도 좋지만 `불안`과 `준비`는 엄연히 다르다. 단순히 불안해하며 갈까 말까를 고민하는 것보다는 “시작이 반이다!”라는 자세를 가지고, 워홀을 도전해보는 것은 어떨까.
◇나머지 `반에 대해서=워홀을 준비하는 친구들은 영어 학습이나 구직을 많이 물어보는데, 가장 걱정되는 부분이자 중요한 부분이다. 호주에 있는 동안 인간 관계를 쌓기 위해 노력했다.
기억을 더듬어봤을 때, 나는 절대로 `친구가 많을 스타일`이 아니었다. 호주에 내리자마자 공항 맥도날드에서 인종차별과 소매치기를 당하기도 했다. 아는 사람이 한 명도 없었기 때문에 마음을 터놓을 친구도 없었다. 외국에서 살아본 것은 처음이었기 때문에 낯선 문화와 환경은 사람들과 친해지는 것에 핸디캡으로 작용했다. 아무런 준비 없이 떠났던 호주였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보다 더욱 더 적응하기 힘들었다.
매일 자기 전마다 “왜 호주에 왔을까?”라는 생각했다. 절망은 더욱 더 나를 독해지게 만들었다. “시간이 아깝다. 최대한 배우고 돌아가자”라는 생각에 나는 친구를 만나기 위해 어학연수 학원을 다니며 최대한 친구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단지 어떤 행동을 취한다고 해 친구가 생기는 것은 아니었다. 뻣뻣한 성격을 바꾸고자 어학원 친구와 대화 속에서 `Great`이라는 의미를 가진 호주 슬랭인 `민트(Mint)`를 사용하며 긍정적으로 답하고자 했다. 친구들 사이에서 별명이 생겼는데, 그것이 바로 `밈트(Mimt)`였다. 긍정적 태도가 친구들에게 좋게 보였다. 이러한 별명이 생기고 난 후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과 급속도로 가까워지기 시작했다.
학원 수업이 없는 주말에는 매일 주말 친구들과 여행을 가거나 봉사활동을 다녔다. 운동을 못했던 내가 마라톤과 하이킹을 다니면서 자연스럽게 호주 문화를 알아갔다. 조금씩 친구를 사귀면서 자신감이 생겼고, 한국어를 가르쳐주는 모임에 다니기도 했다. 영어 실력은 폭발적으로 향상됐고, 긍정적으로 바뀐 성향과 도전정신, 친구들의 응원으로 경영 직무로 구직에 성공했다.
◇`100%`를 채우는 방법=지금 생각해보면, 그때로 돌아가도 다시 그렇게 못할 것 같다. 짧은 기간 동안 정말 독하게 영어, 취업, 친구, 여행을 모두 잡기 위해 노력했다.
여러 사람들이 워홀을 통해 최대한 많은 것을 얻고자 한다. 그러다 보니 사소한 것에 집착하고 이것 저것 따지게 되는 것이 아닐까. 나는 호주에서 워홀에서 성공한 워홀러가 되기 위해서는 생각과 노력을 분리시키는 것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냈다.
머리가 아닌 몸으로, 생각이 아닌 노력을 보여주는 자세가 필요하다. 물론 나 역시 다른 사람들이 봤을 때 완벽한 100%가 아닐지도 모른다. 한국에서 배울 수 없는 것을 배우고 왔다면 그것은 분명 성공한 워킹 홀리데이 생활일 것이다. 100%를 채우는 완벽한 방법, 그것은 워홀을 보내며 사소한 것에 절망하지 않고 끊임없이 몸으로 도전하는 자세가 아닐까.
etnews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