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번가가 `안심번호` 서비스를 전면 개편했다. 택배 상자 송장에 적힌 고객 휴대폰 번호가 유출되거나 판매자를 포함한 불특정 인물이 악용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다. 그동안 판매자와 소비자가 지적한 안심번호 서비스 취약점을 개선했다.
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11번가는 최근 안심번호 서비스를 재오픈했다. 고객 휴대폰 번호가 노출되지 않도록 `0504`로 시작하는 임시 가상번호를 발급하는 서비스다. 11번가는 지난 2013년 5월 오픈마켓 처음으로 안심번호 서비스를 선보였다.
해당 서비스는 구매 확정일 또는 취소, 반품, 교환 완료일부터 4일 후 자동 해지한다. 판매자나 택배기사는 고객과 안심번호로만 연락을 주고 받는다. 택배 상자 송장에도 안심번호를 기재한다. 고객은 주문 상품 수령 후 개인정보 유출 우려 없이 택배 상자를 처리할 수 있다.
11번가 관계자는 “안심번호에 관한 판매자와 고객 불편이 발생해 지난 4월부터 축소 운영했다”면서 “지난 6개월간 대응방안을 마련해 적용하면서 서비스 형태를 개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존 안심번호 서비스는 사후 고객이 반품한 상품에 긁힘 등 문제가 발생해도 연락을 취하기 어려웠다. 안심번호 유효기간이 만료되면 고객과 다시 연락할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다. 실제 연락처를 알 수 있는 방법도 없다.
11번가는 새로운 안심번호 서비스에 재발급 제도를 신설했다. 재발급 후 최장 10일 사용할 수 있다. 재발급 가능 횟수는 최다 10회다. 구매 확정 후 3개월 이상 경과한 주문은 안심번호 재발급 대상에서 제외했다. 판매자의 무분별한 재발급 요청을 예방하기 위한 조치다.
11번가는 판매자가 안심번호 이용 고객에게 문자메시지를 발송할 수 있는 방안도 마련했다. 안심번호 서비스는 개인 이동 통신 서비스와 번호 체계가 달라 판매자가 직접 장문 문자 메시지(LMS)나 사진 등을 첨부한 멀티미디어 문자 서비스(MMS)를 보내기 어렵다.
최근 `감동 배송` 등이 배송 서비스 경쟁력으로 떠오르면서 판매자들은 배송 단계 등을 문자메시지로 안내하는 것을 감안하면 고정고객을 확보하는데 걸림돌이다. 11번가는 입점 판매자가 SK텔링크, SK브로드밴드 등이 제공하는 MMS 발송 서비스를 사용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윤희석 유통 전문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