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 그랜저가 모습을 드러내면서 준대형 자동차 시장 경쟁에 불을 붙였다. 올해는 르노삼성 SM6와 쉐보레 말리부 출시로 인해 중형 세단 시장에 바람이 불었으나 내년에는 신형 준대형 세단들이 중형 시장까지 공략할 것으로 예상된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신형 그랜저로 중형부터 대형 시장까지 광범위하게 공략하고 수입차 시장에서는 벤츠 E클래스와 신형 BMW 5시리즈가 진검 승부를 벌일 전망이다.
현대자동차는 신형 그랜저가 준대형 시장뿐만 아니라 중형 세단 수요층까지 흡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다음달 내놓은 그랜저는 람다Ⅱ 3.0 GTI, R2.2e-VGT, 세타Ⅱ 개선 2.4 GDI 엔진으로 구성된다. 이 중 2.4리터 GDI 엔진이 판매량의 절반을 차지할 것으로 기대했다.
사전계약 실적에서 쏘나타가 수립했던 기록을 갈아치우면서 그 가능성이 점쳐졌다. 현대차 신형 그랜저(IG)가 사전계약 개시 하루 만에 계약대수 1만6000대에 달하며, 역대 최대 신기록을 달성했다. 이는 국내 사전계약을 실시했던 차종 중 역대 최대 기록이다. 기존 사전계약 첫날 최대 수치는 2009년 YF쏘나타가 기록했던 1만827대이다. 특히 신형 그랜저의 첫날 사전계약 대수는 국내 준대형차급의 월평균 판매대수 1만586대(2016년 1~10월 기준)를 5000대 이상 훌쩍 넘어서는 실적이다.
현대차는 대형에 가까운 준대형 수요를 위해서는 3.3ℓ 엔진까지 준비 중이다. 현대차는 3.3ℓ 엔진과 하이브리드 모델은 내년 상반기 내에 출시할 예정이다.
그랜저를 광범위하게 공략하기 위해 가격 인상 요소는 최소화하고 사양은 최대한 늘렸다. 현대차는 가격 인상을 억제하기 위해 그랜저IG에 칼럼타입 MDPS를 도입했다.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은 제네시스 급으로 끌어올렸다. 같은 엔진을 사용하는 기아차 K7과도 경쟁하기 위해 연비 기술을 도입한 점도 눈에 띈다. 국내 준대형 시장은 그랜저가 오랜 기간 70% 이상을 점유하면서 절대적인 1위 자리를 유지해 왔으나 올해 들어 K7에 1위 자리를 내줬다.
현대차 관계자는 “중형차 수요부터 제네시스를 구입하기엔 부담스럽지만 대형차를 원하는 수요까지 광범위하게 어필하려고 한다”면서 “아슬란이라는 상위 차량이 있으나 그에 구애받지 않고 최대한 공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수입차 시장에서는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와 BMW 5시리즈가 다시 붙는다. 국내 수입차 시장의 독보적인 1위는 BMW 520d가 차지했으나, 6월 말 신형 벤츠 E클래스 출시와 함께 단번에 순위가 뒤집혔다. E클래스가 중형과 준대형 시장을 싹쓸이하면서 7월부터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여전히 누적 1위는 BMW 5시리즈가 많지만 E클래스가 올해 최고 베스트셀러에 오를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하지만, 내년에는 BMW 5시리즈도 신형 모델로 나온다. 5시리즈는 BMW의 메인 모델이면서 7시리즈와 닮은 외관이 공개되면서 화제를 끌고 있다. E클래스처럼 안전을 위한 준자율주행 기술을 대거 탑재할 것으로 알려져 기대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문보경 자동차 전문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