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테인&][문화 나들이] 트로이의 연인들

창극 `트로이의 여인들`
창극 `트로이의 여인들`

예술감독 옹켕센은 처음 도전하는 창극 콘셉트로 `미니멀리즘`를 표방한다. 판소리 본연의 아름다움을 돋보이게 하려는 선택으로, 불필요한 음악 요소들을 걷어내고 판소리의 정통 기법에 집중하며, 무대 미술 역시 간결하면서도 강렬하게 꾸밀 예정이다.

에우리피데스 `트로이의 여인들`(기원전 415)과 장 폴 사르트르가 개작한 동명 작품(1965)을 바탕으로 창극을 위한 극본으로 다시 쓰였다. 창극 `트로이의 여인들`에서 전쟁은 배경일 뿐 이야기는 가장 마지막 순간에 남은 사람들의 `내가 사라지면 모든 것이 사라진다`는 절박한 감정에 주목한다.

작창은 판소리 거장 안숙선 명창, 작곡은 음악감독 정재일이 각각 맡았다. 정재일 감독은 소리꾼과 고수가 함께 판을 이끌어 가는 판소리의 형식을 십분 살려서 배역별로 지정된 악기가 소리꾼과 짝을 이뤄 극의 서사를 이끌도록 했다. 마지막 트로이 왕비 헤큐바의 장엄한 목소리는 거문고, 복수심에 불타오르는 트로이 공주 카산드라의 목소리는 대금이 각각 맡는 등 배역별 목소리와 악기의 독특한 소리가 연결된다. 김금미, 김지숙, 이소연, 김준수의 화려한 캐스팅도 주목된다.

세계 최초로 국립극장에서 초연되는 창극 `트로이의 여인들`은 오는 2017년 싱가포르예술축제에서도 공연되는 등 아시아를 대표하는 창극의 가능성을 입증할 것으로 기대된다.

천상욱 전자신문엔터테인먼트 기자 lovelich9@rpm9.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