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업계 사상 최대실적 `떼논 당상`…정제마진 급등

GS칼텍스 수출 유조선.
GS칼텍스 수출 유조선.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 추이 (달러/배럴)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 추이 (달러/배럴)

정유업계 수익성 가늠자가 되는 정제마진이 연중 최고치에 올라섰다. 4분기 들어 정제마진 상승률이 80%에 이른다. 정유업계와 자본시장에선 정제마진에 탄력을 받은 정유4사의 올해 연간 실적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는 것이 `떼논 당상`이라고 했다.

9일 정유업계와 자본시장에 따르면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이 배럴당 8달러를 넘어섰다. 복합정제마진은 원유-석유제품 간 가격 차이로 정유사 영업이익을 좌우한다.

8달러를 넘어선 것은 올해 1월 이후 처음이다. 지난달 4달러 후반에서 출발한 정제마진은 4주 연속 상승해 이달 초 8달러 후반대까지 치솟았다. 상승률이 80%에 육박한다. 1월 배럴당 10달러를 정점으로 3분기까지 지속 하락하다 다시 강한 반등세로 돌아섰다.

미국 걸프만에서 발생한 수송관 폭발사고로 휘발유 수급에 차질이 빚어진 것이 직접적 영향을 끼쳤다. 또 계절적으로 성수기에 진입하면서 경유 마진도 동반 강세를 보였다. 송유관은 곧 다시 재가동됐지만 정기보수로 인해 미국 정제설비 가동률이 떨어졌고 난방유 수요가 늘기 시작해 정제마진 강세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업황 개선에 따라 정유4사가 상반기 사상최고 실적을 연간 사상최고로 올려 놓을 가능성이 커졌다.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3분기 누적 영업이익 총합은 5조6862억원에 이른다. SK이노베이션이 2조3792억원, GS칼텍스가 1조4094억원을 벌었다. 에쓰오일과 현대오일뱅크가 각각 1조2489억원, 6487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총액 4조7321억원을 벌써 넘어섰으며, 역대 최대인 2011년 영업이익에 근접했다. 2011년 정유4사는 총 6조8135억원 영업이익을 벌어들였다. 4분기 영업이익 총합 1조1273억원을 넘기면 역대 최대 실적을 갱신한다.

올해 가장 부진했던 3분기 영업익은 9822억원이다. 당시 정제마진이 배럴당 2달러대까지 하락한 것을 감안하면 4분기 실적은 크게 개선될 것이 확실하다. 석유화학, 윤활유 등 비정유 사업 시황도 큰 변동 없이 안정적 흐름을 보이고 있다. 연간 영업이익 7조원 고지를 처음으로 넘어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정유사 관계자는 “3분기 실적이 급작스레 악화됐지만 10월 들어 시황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며 “정제마진이 연중 최고 수준에 올라서면서 4분기 영업이익은 직전 분기 대비 늘어날 가능성이 높고 연간 영업이익도 최근 수년간 최고 수준에 올라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호 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