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과학기술진흥원(GIST·총장 문승현)은 임춘택 에너지융합학제전공 교수가 평행하게 배열한 여러 개의 전류원에서 발생하는 자장을 합성해 임의의 방향과 위치에 자장을 집속하는 데 세계 최초로 성공했다고 9일 밝혔다.
자석에서 발생하는 자장은 항상 퍼진다는 고정관념을 뒤집고 자장을 집속하는 데 성공한 것으로 향후 의료장비 개발이나 질병 치료, 지하 탐지 등에 적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임 교수는 10일 삼성전자 미래기술육성센터에서 열리는 연례 세미나에서 연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자장은 주파수에 따라 자기공명장치, 무선전력, 근접통신, 비파괴검사, 물질탐사 등에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기본적인 물리적 장이다. 집속이 될 경우에 해상도를 높일 수 있기 때문에 다양한 방법으로 이를 개선하기 위한 연구가 진행돼 왔다.
연구팀은 자성체인 페라이트 코어에 사각형 모양으로 도선을 감아 10개의 서로 다른 전류원을 구현하고, 이로부터 10㎝ 떨어진 지점에서 1.5미리테슬라(mT)의 자장 밀도로 하나의 전류원에 비해 4배가 집속된 자장을 얻는 데 성공했다.
전류원의 개수를 늘릴수록 더 높은 집속 해상도를 얻을 수 있고 전류원의 값을 적절히 바꿔주면 집속되는 자장 방향과 위치를 임의로 바꿀 수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
전파를 이용하는 위상배열안테나와 달리 주파수나 위상에 무관하게 자장을 집속할 수 있어서 직류부터 고주파 교류까지 모두 사용 가능하다.
임춘택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얻은 합성자장 집속 원리를 응용하면 자기 의료영상장치 개발, 국부 유도가열에 의한 뇌경색 치료나 암 치료, 지하 공동이나 지중 금속 탐지, 공간 무선전력 전송 등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광주=김순기기자 soonk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