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 회장, 금호타이어 예비입찰 불참…“본입찰 때 모든 것 결정”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금호타이어 인수전 예비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우선매수청구권 행사 여부와 자금조달 방식에 대해서는 본입찰 때 밝히겠다는 입장이다. 박삼구 회장은 재무적투자자(FI) 도움 없이는 인수자금 마련이 불가능한 상황이기 때문에 본입찰이 예정된 내년 1월까지 우선매수청구권을 최대한 활용할 전망이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박삼구 회장은 9일 서울 신문로 금호아시아나그룹 빌딩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번 예비입찰에 누가 들어왔는지에 대해서는 큰 관심이 없고 결과 나오면 봐야 알 수 있다”며 “사모펀드들과 아직까지 이야기를 나누지도 않았고 우선매수청구권 행사나 자금마련 방향에 대해서도 본입찰 때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호타이어 매각 주관사인 크레디트스위스는 이날 오후 2시 예비 입찰을 마감했다. 매각 지분은 2009년 금호타이어가 기업개선절차(워크아웃)에 들어가면서 채권단이 보유하게 된 6636만8444주(지분 42.01%)다. 금호타이어 주가는 이날 종가 기준 1만500원으로, 채권단 보유 지분 시가는 약 6969억원이다. 시장에서는 매각가격이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해 약 1조원에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예비 입찰에는 독일의 콘티넨탈AG, 일본 요코하마타이어, 인도 아폴로타이어, 중국 켐차이나 등 글로벌 타이어 업체와 글로벌 사모펀드들이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크레디트스위스는 이르면 10일 오전 중으로 실사 자격을 갖게 될 인수적격후보를 결정할 계획이다.

금호타이어 중앙연구소
금호타이어 중앙연구소

박 회장은 이날 예비입찰에 참여하지 않으면서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박 회장이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하면 채권단이 본입찰에서 선정된 우선협상대상자에게 제시한 가격으로 먼저 살 수 있게 된다. 다만 인수자금 조달 방식은 문제가 될 수 있다. 1조원가량을 개인적으로 마련해야 하기 때문이다. 앞서 채권단은 박 회장이 사모펀드와 컨소시엄을 구성하거나 특수목적법인(SPC)을 앞세워 본입찰에 들어오지 못하게 했다. 또 예비입찰에 참여한 펀드와 향후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박 회장이 사모펀드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 싱가포르계 투자회사 `스프링파트너스` 등으로부터 인수자금을 투자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박 회장이 FI로부터 개인 자격으로 투자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본 것이다. 일각에서는 인수자금 마련 뒤 본입찰 참여 가능성도 제기했다.

박 회장은 “아직 정해진 것이 없는 상황에서 예상할 필요가 없다”며 “본입찰 때 두고보면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