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계 특허관리전문회사(NPE) 와이랜(WiLAN)이 중국에서 소니를 상대로 특허소송을 제기했다. NPE의 대륙 진출 신호탄이라는 분석이다.
영국 특허매체 아이에이엠(IAM)은 지난 4일(이하 현지시간) 와이랜이 난징 중급인민법원에 소니를 상대로 특허침해소송을 제기했다고 전했다. 와이랜은 자회사 와이어리스퓨처(Wireless Future)를 앞세워 소니를 제소했다. 지난 9월 독일 법원에 접수한 소송의 연장선이다.
와이어리스퓨처가 침해당했다고 주장한 특허는 `커뮤니케이션 네트워크 시스템 콘트롤 패널` 관련 중국 특허(ZL200880022707.5). 소니 `엑스페리아 Z5 듀얼 E6683`과 동기종 프리미엄 모델, 총 두 종을 침해품으로 지목했다. 와이어리스퓨처는 법원에 판매금지명령과 배상액 800만위안(약 13억6300만원), 변호사 선임비 등을 청구했다.
◇中 `표준특허` 소송 환경 가늠할 지표되나
IAM은 지난해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가 퀄컴을 반독점법으로 규제한 뒤 표준특허 소송환경이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중국 정부가 지난해 2월 퀄컴이 특허권을 남용했다며 과징금 9억7500만달러(약 1조1120억원)를 부과하자, 퀄컴은 이를 수용하고 새 라이선스 정책을 관계 당국에 제출했다.
퀄컴은 새 정책에 따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구입비와 통신 특허료 계약을 분리하는 방식으로 라이선스 정책을 변경하고 화웨이와 ZTE 등 중국 제조업체와 잇달아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외신은 “중국 내 특허 라이선스 환경이 다소 변했다”며 “퀄컴 규제 후 NPE발 표준특허 침해소송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주요 NPE와 제조업체 관심이 집중된다”고 분석했다.
이처럼 불확실한 환경에서도 복수의 NPE는 채찍보다 당근에 집중하며 중국 진출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중국 내 특허소송 판례가 쌓이고 외국인 원고 승률이 높아져 NPE도 중국 진출 시동을 걸고 협력 분위기를 연출한다는 게 외신 해석이다.
◇“와이랜 난징법원 선택도 전략적”
IAM은 와이랜이 이번 소송을 난징법원에 제소한 점도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지난 2014년 베이징과 상하이, 광저우에 지식재산권법원이 설립된 이후 외국인 원고는 주로 세 지역에서 특허송사를 해결하고 있다. 그러나 와이랜은 전문법원이 아닌 장쑤성 난징 중급인민법원을 택했다. 와이랜의 현지 영향력과 사건 심리 속도를 고려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 지역 법원은 특허분쟁이 몰리지 않아 오히려 이번 사건을 신중히 처리할 가능성도 있다. 난징대학살로 반일감정이 여전한 지역에서 소니를 조준한 것도 전략적이라고 외신은 덧붙였다.
IAM은 “시장규모나 합리적 소송비, 원고친화적 환경을 고려하면 중국은 충분히 매력적 소송시장”이라며 이제껏 NPE 성공사례가 충분치 않아 판단을 유보하던 NPE가 이번 소송을 계기로 진출 여부를 결정할 수도 있다고 봤다.
나스닥에 상장된 대형 NPE 마라톤페이턴트그룹(Marathon Patent Group)도 최근 중국 내 라이선스 기회를 모색 중이라고 밝혔다. 협상이 어려워지면 조만간 소송에 돌입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외신은 가까운 미래에 NPE가 중국에서 현지 기업을 상대로 소를 제기할 가능성은 작지만, 중국이 외국 업체 간 소송 허브가 되기에는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상세 내용은 IP노믹스 홈페이지(www.ipnomics.co.kr )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양소영 IP노믹스 기자 sy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