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현장속으로,GO!]인천 `부원여중`, SW로 창의력 높인다

장면1. `배가 고프다, 소를 팔아와라` 어머니가 아이에게 얘기.

장면2. 아이가 소를 끌고 시장으로 향한다.

장면3. 시장에 가던 중 마법사가 등장, `소를 마법콩과 바꾸지 않겠냐`고 아이에게 질문.

장면4. 아이가 마법콩과 소를 바꾸고 집으로 향한다.

장면5. 어머니가 시킨대로 하지 않아 아이가 어머니에게 혼난다.

10일 인천 부원여중 4교시, 정보수업이 한창이던 교실 가운데 이 다섯 장면이 소개됐습니다. 2학년 3반 심아영 학생이 엔트리 프로그램을 이용해 이야기를 구성, 이를 프로그램으로 직접 만든 내용이었는데요.

인천 부원여중 학생들이 SW교육을 받고 있다.
인천 부원여중 학생들이 SW교육을 받고 있다.

여학생들 대상으로 진행하는 소프트웨어(SW)교육 수업 현장은 처음이었습니다. 과연 여학생들은 어떻게 SW를 배울까 궁금했습니다. 45분 동안 함께 본 부원여중 수업은 여느 중학교 수업 현장과 다를 바 없었습니다. 수업 시작 종소리가 울리자 다들 PC 앞에 앉아 익숙하게 컴퓨터를 켜고, 엔트리 프로그램을 실행시켰습니다. 남중 또는 남고와 차이점은 스토리(이야기)와 여학생 감수성이 묻어난 작품들을 많이 봤다는 정도겠네요.

인천 부원여중 학생들이 엔트리를 이용해 원하는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있다.
인천 부원여중 학생들이 엔트리를 이용해 원하는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있다.

학생들은 엔트리 프로그램으로 상상 속 이야기를 구성했습니다. 걷고 있는 남녀가 서로에게 호감을 표시하는 장면, 강아지가 소리와 빛 센서에 따라 움직이는 장면 등을 엔트리 프로그램을 이용해 만들었습니다.

한창 감수성 풍부한 여중생들에게 최근 `구르미 그린 달빛` 드라마가 인기였나 봅니다. 한 학생은 이 드라마 내용을 소재로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었습니다. 주변 학생들이 관심을 많이 보이더라고요. 컴퓨터 화면 속에 드라마 주인공을 배치, 빛과 소리 센서를 이용해 대화가 가능하도록 조정했습니다.

인천 부원여중 학생들이 SW교육 시간이 시작되자 컴퓨터 모니터를 켜고 있다.
인천 부원여중 학생들이 SW교육 시간이 시작되자 컴퓨터 모니터를 켜고 있다.

SW선도학교인 부원여중은 인천 부평구에 위치한 여중 가운데 유일하게 정규 교과에 정보컴퓨터를 지도하고 있습니다.

교육 과정도 다양하게 운영 중입니다. 엔트리 같은 프로그래밍 언어는 정규 과목인 정보교과 시간에 지도합니다. 창의적 체험활동 시간에는 피지컬 컴퓨팅 동아리를 운영합니다. 방과후 학교 시간에는 스크래치를 배우고요, 과학 정규 과목 시간에는 아두이노를 활용한 과학 수업을 진행합니다.

SW를 어려워할 것 같던 여학생들이 생각과 달리 수업에 적극적이라고 합니다.

정치외교 분야로 진학을 꿈꾸는 박지민 학생(2학년)은 “스토리를 구성하고 여러 프로그램을 응용해서 만드는 과정이 재미있다”면서 “주말에도 시간나면 직접 프로그램 제작해보고, 이제 SW를 배우기 시작한 동생도 가르쳐준다”고 말했습니다.

SW 분야 흥미와 적성은 남녀 차이보다는 개인 적성차에 있다고 교사들은 전합니다.

김미순 부원여중 교사는 “여학생들이 섬세하고 감성이 풍부해 더 창의적 작품을 많이 만든다”면서 “남녀 차이보다는 SW에 얼마나 관심을 갖고 열심히 하는지에 따라 SW실력도 차이가 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김 교사는 “SW에 관심 있는 여학생들이 자신들도 충분히 멋진 SW개발자로 일할 수 있다는 좋은 사례들을 많이 소개해주고 싶다”고 덧붙였습니다.

김지선기자 riv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