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사이트]안창주 엔슬협동조합 총무이사 "기업체 시니어들, 창업계 최전선으로 나오세요"

안창주 엔슬협동조합 총무이사
안창주 엔슬협동조합 총무이사

“대기업 출신 은퇴 기업인이 모여 경험과 네트워크를 초기 창업자에게 나눠주는 사회 분위기가 정착돼야 우리나라 창업계도 발전합니다. 제2, 제3의 `엔슬`이 나와야 합니다.”

안창주 엔슬(ENSL)협동조합 총무이사는 기업체에서 물러난 기업인 10만명을 엔젤투자로 이끄는 것이 목표다. 엔슬협동조합은 엔젤투자자로 변신한 은퇴 기업인으로 구성됐다.

안 이사는 직장인, 창업가를 시작으로 중견기업 사장 등 다양한 경험을 가진 엔젤투자자다. 1997년 이동통신 단말 유통업으로 창업해, 2007년 TG삼보서비스가 설립한 합작사 대표를 맡았다. 이후 TG삼보서비스 대표로 옮겼고, 2010년에는 모회사인 TG삼보컴퓨터 총괄사장을 맡았다.

그는 “TG삼보컴퓨터 퇴사 후 창업기업 5개를 꾸려 성공도 하고 실패도 맛보면서 창업수업을 제대로 받았다”며 “이제까지 겪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후배 창업가를 돕는 일이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 엔젤투자자로 나섰다”고 밝혔다.

안 이사는 뜻이 맞는 6명 퇴직 기업인과 함께 지난해 3월 엔슬을 결성했다. 엔슬에는 현재 기업체 출신 시니어 멘토 43명이 활동 중이다. 이들 멘토는 KAIST와 협업해 35개 스타트업을 지원 중이다. 스타트업이 현장에서 겪는 가장 큰 어려움이 자금과 영업·마케팅 네트워크인데, 시니어 출신 엔젤투자자가 이 점을 채워주고 있다.

안 이사는 “30년 넘게 기업에 근무하면서 쌓은 네트워크와 경영 노하우를 갖고 있어도 은퇴하는 순간 시니어는 사회에서 잊혀지는 것이 우리나라 현실”이라며 “우리가 가진 약간의 자산과 경험만으로도 창업자에게 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그가 2년 넘게 엔젤투자자로 활동하면서 현장에서 느끼는 아쉬움도 많다. 안 이사는 정부의 대대적 창업장려 정책에도 엔젤투자자가 느끼는 진입장벽은 여전히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엔젤투자자가 늘어나려면 정책 배려는 늘리고 장벽은 낮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 창업·멘토링 사업이 이번 추경예산에서 일부 축소됐는데, 정부 정책이 창업흐름과 역행하는 것 같아 우려된다”면서 “엔젤투자매칭펀드를 받기 위해 6개월 대기 기간이 생겼는데, 이런 장벽이 엔젤투자자 발걸음을 돌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영호기자 youngtig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