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컴퓨터 바둑 프로그램 개발에 세계가 들썩인다. 바둑 강국 한·중·일은 물론 영국, 미국, 프랑스, 대만 등도 AI 바둑을 개발한다. AI 핵심 신경망 구축에 바둑이 최고 개발 도구로 활용된다. AI 바둑을 내세운 AI 세계 전쟁이 본격화됐다.
13일 바둑계와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구글 딥마인드 `알파고`가 고도화 프로젝트를 완료하고 내년 초에 선보인다. 일본형 알파고 `딥젠고`도 고도화를 완료, 일본 고수 조치훈 9단과 대국을 펼친다. 국내 유일의 AI 바둑 프로그램 `돌바람`도 딥러닝을 적용, 고도화를 진행한다.
중국도 텐센트와 바이두가 AI 기반의 컴퓨터 바둑 프로그램을 개발한다. 페이스북은 `다크 포레스트`를 선보였다. 프랑스 `크레이지 스톤`, 대만 `시지아이고`, 일본 `아야`도 AI로 무장한다.
최근 데미스 허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최고경영자(CEO)는 트위터로 알파고 다음 대국을 예고했다. 이세돌 대국 당시 규칙심판위원을 맡은 판후이 2단도 웨이보를 통해 “알파고의 기력이 크게 늘어 2017년 초 바둑을 둔다”고 전했다. 아자 황 연구원도 페이스북으로 같은 소식을 언급했다.
바둑계는 대국 대상자로 중국 1위 커제 9단이나 한국 1위 박정환 9단을 예상한다. 올해 응씨배 우승자 탕웨이싱 9단, 일본 1위 이야마 유타 9단도 거론된다. 누구든 최고 고수와 대국을 펼친다. 중국기원은 커제 9단 대국을 위해 구글과 접촉했다.
알파고 등장 이후 일본 컴퓨터 바둑 프로그렘 `젠`도 AI를 적용, 딥젠고로 재탄생했다. 돌바람과 대국에서 패할 정도로 중상급 기력이었지만 최상급으로 진화했다. 딥젠고는 일본 IT 대기업 도완고가 투자했다. 딥젠고는 오는 19, 20, 23일 조치훈 9단과 호선으로 대국한다. 알파고 이후 호선으로 프로기사를 이긴 AI 바둑이 또 탄생할지 주목된다.
중국은 연초 AI·사물인터넷(IoT) 기업 노부마인드가 AI 바둑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바이두, 텐센트 등도 AI 바둑 프로그램을 개발한다. 바둑계 관계자는 “텐센트는 중국 내에서 대국을 진행, 테스트 단계에 이르렀다”고 전했다. 연말 중국판 알파고가 등장할 전망이다.
돌바람도 전자신문사 주축으로 대기업과 협력, AI에 기반을 두고 재탄생한다. 몬테카를로 방식에서 딥러닝을 적용, 전략망을 갖춘다. 인간의 전략 사고력을 모방한다. 각 수의 의미를 파악하고 중요한 방법을 찾아 계산을 집중시킨다. AI 기반의 돌바람은 내년 상반기에 선보인다.
페이스북은 다크 포레스트를 개발했다. 올해 3월 UEC컵 컴퓨터 바둑대회에 출전했다. 프랑스 크레이지 스톤은 릴대 교수 중심으로 고도화되고 있다. 대만 시지아이고는 AI·게임연구소가 딥러닝을 적용, 업그레이드한다.
바둑은 AI 개발·테스트 핵심 플랫폼이다. 구글 딥마인드가 이세돌과의 대국에서 압승한 이후에도 꾸준히 알파고 고도화를 추진한 배경이다. 한국프로기사회 자문위원인 감동근 아주대 전자공학과 교수는 “인간의 지능은 뇌 안에 시냅스로 연결된 뉴런이 신호를 주고받는 형태로 이뤄졌다”면서 “바둑은 인간 지능을 연구하는 좋은 플랫폼”이라고 강조했다.
AI 바둑에 대한 국내 시각 개선이 시급하다. AI 바둑을 바둑게임이 아닌 AI 경쟁력 강화 방안으로 접근해야 한다. 중국, 일본 등 세계 각국은 바둑을 AI 개발 플랫폼으로 인식, 투자를 시작했다. 양건 한국프로기사회장은 “AI 바둑 경쟁으로 세계 AI 전쟁이 선포된 셈”이라면서 “한국도 뒤처지지 않기 위해 AI 바둑 개발에 적극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계 AI 기반 컴퓨터 바둑 프로그램 개발 현황>
신혜권 SW/IT서비스 전문기자 hk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