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秋, 오늘 오후 3시 양자회담…검찰 수사 앞두고 `외나무다리`

최순실 사태 출구 찾기에 부심 중인 박근혜 대통령이 15일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만난다. 청와대는 추 대표가 14일 오전 긴급 제안한 일 대 일 영수회담을 전격 수용했다. 박 대통령과 제1야당 대표의 영수 회담이 성사되면서 꼬일대로 꼬인 정국의 실타래가 풀릴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하지만 국민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이 둘의 대화에서도 명확한 답이 나오지 않으면 불신만 높아질 수 있다. 이런 현실을 누구보다 잘 아는 두 사람은 한치 물러설 수 없는 외나무다리 위에서 만나게 됐다.

청와대는 14일 “박 대통령은 추 대표가 제안한 회담을 수용하기로 했으며, 15일 오후 3시 청와대에서 열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추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지금까지는 봇물처럼 터진 민심을 보면서 절제하고 인내를 해왔다. 하지만 이제 그 절제와 인내를 성숙한 민주주의로 발전시켜서 새로운 민주역량을 가지고 우리 사회를 바로 설계해야하는 기로에 있다는 느낌을 받고 있다”며 “대통령을 만나서 모든 것을 열어놓고 허심탄회하게 민심을 전하며 해법을 모색하는 자리를 갖고자 한다”며 영수 회담 제안 배경을 설명했다.

이번 영수 회담이 일사천리로 성사된 데는 지난 12일 100만여명이 참여한 `대통령 퇴진` 집회서 표출된 성난 민심과 이후 가져올 후폭풍 때문으로 풀이된다. 게다가 박 대통령의 검찰 수사 일정이 16일 전후로 구체화되면서 국정 수습과 국면 전환을 시도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이번 영수 회담에서 추 대표는 100만 민심을 전달한다는 명분으로 박 대통령의 거취 문제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제안할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저녁 의원총회를 열어 박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요구하는 것으로 공식 당론을 변경했다. 지금까지 박 대통령의 2선 후퇴와 국회 추천 총리에 전권 이양을 주장했지만 지난 주말 100만명의 성난 민심을 반영해 공세 수위를 더 높였다.

반면 영수회담에 배제된 국민의당와 정의당은 반발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과연 야권공조는 어떻게 하고, 국민이 염려하는 대로 야권의 통일된 안이 없는데 어떻게 할 것인지 그 저의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도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다른 야당과 한마디 상의도 없이 단독 회동을 추진한 것은 유감”이라며 “국민이 대통령에게 최후 통첩을 기다리는 상황에서 영수 회담은 국민에게 혼란만 줄 것”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일자 윤관석 더불어민주당 수석부대변인은 “워낙 정국이 비상 시국이어서 제1야당이 책임감을 갖고 정확한 촛불 민심을 전달하고, 정국에 대한 해법도 명확하게 대통령에게 답변을 듣겠다”며 “다른 야당도 필요하면 청와대와 순차적으로 (영수 회담을)하면 되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추 대표가 성난 민심을 반영한 `즉각 퇴진` 카드를 들이밀어도 박 대통령이 방어적 자세로 나올 가능성이 높아 꼬인 정국의 해결 실마리는 쉽게 풀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2선 후퇴와 국회 추천 총리로 합의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정가의 관측이다.

朴-秋, 오늘 오후 3시 양자회담…검찰 수사 앞두고 `외나무다리`
박근혜 대통령은 4일 최순실 씨 사태와 관련해 대국민 담화를 발표했다. <청와대 제공>
박근혜 대통령은 4일 최순실 씨 사태와 관련해 대국민 담화를 발표했다. <청와대 제공>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