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낙엽이 쌓인 서울 혜화동 성균관대 캠퍼스. 토요일 오후 캠퍼스 제일 위쪽에 위치한 강의실로 초등학생이 하나둘 들어왔다. 컴퓨터 강의실 강단에 선 교사는 들어오는 학생 이름을 하나씩 호명하며 친근하게 맞이했다. 수업 시작 전 몸풀기(?)로 타자게임을 하며 나머지 학생을 기다렸다. 오후 2시. 수업 시작에 맞춰 착석한 학생들은 엔트리 프로그램을 실행했다. 예비 교사인 성균관대 컴퓨터교육학과 학생 다섯 명이 25명 학생 주위를 맴돌며 모르는 부분을 지도했다.
네이버가 설립한 비영리 교육재단인 커넥트재단은 `대학생 선생님과 함께하는 소프트웨어(SW) 교실`을 2014년부터 운영했다. 올해는 성균관대뿐만 아니라 제주대, 춘천교대, 청주교대 등 전국 18개 학교에서 초등학생 1000여명을 대상으로 무료 교육을 한다. 예비 교사인 컴퓨터교육학과와 교대, SW 관련 학과 학생이 직접 가르친다. 예비교사들은 SW교육 실습 기회를 얻고, 학생들은 무료 교육을 받는다.
대학생 선생님과 함께하는 SW교실은 민간에서 진행하는 몇 안 되는 SW 무료 교육 가운데 하나다. 참여하는 교사와 학생 모두 만족도가 높다.
이날 강의를 맡은 김하영씨(컴퓨터교육학과 2학년)는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SW교실에 참여했다. 그는 “직접 학생을 가르쳐보니 SW로 사고력을 높인다는 뜻을 이해하게 됐다”면서 “학생이 좀 더 쉽게 SW를 접하는 계기를 만들어준다”고 말했다.
수업에 참여한 정은재 학생(정발초 4학년)은 “학교에서 방과 후 SW를 배웠는데 이후로는 거의 독학했다”면서 “이번 과정에서 배운 내용으로 동생이 재밌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을 만들어주고 싶다”고 말했다.
민간기업이 진행하는 SW교실은 교육 저변 확대에도 기여한다. SW교실은 1년에 상·하반기, 5주에 걸쳐 15시간 가량 진행된다. 매번 경쟁률이 높다. 서울은 50명 모집에 850명이 지원했다. 지방 지역 참여도나 만족도가 높다. 지방은 수도권보다 상대적으로 SW교육 기회가 적기 때문이다.
커넥트재단은 내년 교육 대상과 인원을 확대한다. 올해 전국 18개 학교 1000여명에서 내년 32개 학교 5000여명까지 늘린다. 내년에는 컴퓨터교육학과나 교대뿐만 아니라 SW중심대학과도 함께한다. 교육과정도 초등반과 중등반을 절반씩 개설한다.
커넥트재단 관계자는 “내년에는 단순히 인원만 늘리는데 집중하지 않고 SW교육에서 소외된 지역 학생이 더 많이 교육받도록 접점을 최대한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선기자 riv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