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온뉴스 이예은 기자] 어렵게만 느껴지는 인문학을 ‘맛있는 짬뽕’같은 여섯 명의 남자가 쉽고 재밌게 풀어낸다.
15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수동 한 카페에서 tvN 예능프로그램 ‘동네의 사생활’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동네의 사생활’은 우리 주변에서 쉽게 찾아 볼 수 있는 인문학 이야기를 나누는 교양 토크 프로그램으로, 늘 지나다니는 익숙하고 흔한 동네나 유명한 장소에 묻혀 상대적으로 주목 받지 못했던 장소의 숨은 인문학 이야기를 찾아낸다.
인문학 관련 프로그램을 제작하게 된 계기에 대해 허영재 PD는 “처음부터 거창한 것을 하려고 했던 건 아니고 올 봄에 가족들이라 유럽 여행을 갔었다. 보통 해외여행 다닐 때 주로 오래된 성당이나 건축물들의 풍경만 보는 게 아니라 이야기 같은 것들을 찾아보면서 그 역사와 인물들을 알게 된다”며 “외국에서는 그런 재미를 느끼는데 우리나라에는 왜 그런 게 없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인문학이라는 것에 대해 부담을 느끼시지만 우리는 인문학이라는 지식을 전달하는 게 아니고, 여행지에 담겨있는 재미있는 이야기를 편하게 전달하고자 한다”며 어려운 인문학 프로그램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를 일축했다.
배우 정진영과 백성현, 웹툰작가 김풍과 주호민, 독일 남자 다니엘 그리고 래퍼 딘딘까지 그들은 모두 강한 개성을 지닌 완전히 다른 사람들이다. 어디서도 볼 수 없는 특별한 조합이다.
그들을 캐스팅 한 허 PD는 “처음부터 새로운 조합을 떠올렸던 건 아니었다. 섭외 기준은 두 가지였는데 첫 번째는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 두 번째는 호기심이 있는 사람이었다”고 설명하며 “다들 성격이나 시각들이 많이 다르지만 서로 좋은 호흡을 보여주시는 것 같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출연진에게도 처음부터 인문학이 쉽지 않았다. 그러나 ‘동네의 사생활’을 촬영하고 있는 지금, 그들의 입에서 인문학이 재미있다는 말이 나오기 시작했다.
정진영은 “트렌드로 자리 잡은 인문학이 많이 부담스러웠던 건 사실이지만 우리 프로그램이 지향하는 것은 단순히 지식의 습득이 아니라 우리의 삶과 주변에 대해서 자신에게 물음을 갖는 것이다”고 말했다.
백성현 역시 “대학교 다니면서 교양 듣고 한 수준이 내 인문학적 소양의 전부였다” 며 “지금 즐기고 있는 것은 여행을 다니고, 본래 가지고 있던 물음을 해소하는 과정들이다. 마치 나이를 먹어가는 것처럼 소양이 쌓이고 있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독일인이지만 프로그램에 임하는 자세가 비장했던 다니엘은 “독일말로 해도 인문학이란 게 어려운데 한글로 어떻게 할까 싶었다”며 “그러나 동료 분들이 잘 해주셔서 편하게 하고 있고 독일인으로써의 시각을 넘어서 객관적인 시각을 많이 배우고 있는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시청자들에게 인문학을 전달할 여섯 멤버에게도 각자의 역할이 주어졌다. 정진영은 인문학의 세계를 소개할 안내자로 활약하고 백성현은 어려운 인문학도 쉽게 풀어주는 역할이다. 김풍은 자신만의 스타일로 재해석한 야매 인문학을 전하고 주호민은 촌철살인 멘트로 포인트를 짚어 줄 예정이다. 독일 출신 다니엘은 한국인보다 더 한국을 잘 아는 해외파 인문학 도우미로, 딘딘은 호기심 넘치는 인문학 입문자로 모습을 드러낸다.
인문학에 아무런 관심이 없었다고 말하던 딘딘은 “처음에는 여행 프로그램이라고 해서 참여했는데 인문학이라고 해서 놀랐다. 라인업을 보고나서 스스로 바보 역할을 자처하기로 결심했다” 며 “인문학이란 게 정말 어렵지만 동료 분들이 잘 도와주셨고, 얼마 전 MBC ‘무한도전’ 촬영에 가서도 여기에서 배운 것들을 써먹었더니 똑똑하다는 칭찬도 받았다”고 웃음을 자아냈다.
멤버들의 아버지이자 중심인 정진영, 소녀 감성의 김풍, 촌철살인 주호민, 순수와 열정의 딘딘, 완벽주의자 백성현 그리고 한국말 잘하는 똑똑한 다니엘이 모여 새로운 케미스트리를 뽐내고 있다. 쉽지 않은 인문학을 어떻게 쉽고 재미까지 선사하며 전달할지 기대를 모은다.
‘동네의 사생활’은 11월 22일 오후 7시 40분 첫 방송한다.
전자신문 엔터온뉴스 이예은 기자 9009055@entero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