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일권·유승화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 공동연구팀은 그래핀이 코팅된 미세 금속 그물망을 이용해 물의 움직임과 흐름을 전기로 제어하는 기술을 처음 개발했다고 16일 밝혔다.
연구팀은 그래핀이 코팅된 금속재질의 그물망을 전극으로 사용해 전기습윤현상에 기반한 액체거동기술을 개발했다. 전기습윤현상은 전기장이 가해질 때 액체방울의 모양이나 접촉각이 바뀌는 현상이다.
연구팀은 물이나 이온성 액체 방울을 그래핀 그물망 전극의 표면에 놓았다. 구리판을 또 다른 전극으로 사용해 전압을 흐르게 했을 때 액체방울 모양이 변화했다. 이는 정전기의 힘이 물 분자를 정렬시키거나 이온의 이동을 유도해 액체방울이 전기장 방향으로 늘어나 생긴 현상이다.
그래핀은 물을 빨아들이지 않는 성질이 있어 일반적으로는 그래핀이 코팅된 그물망에는 물이 투과되지 못한다. 하지만 전기장을 가할 때 물에 작용하는 정전기 힘과 그물망 틈 사이에 작용하는 모세관 힘의 상호작용을 밝혔다. 그 결과 전기로 물을 제어할 수 있었다.
오일권 교수는 “기존 연구에서 나타났던 금속의 부식 현상과 물이 젖는 정도를 조절할 수 없었던 문제를 그래핀이 코팅된 그물망 구조로 극복하면서 마이크로 수준에서 액체의 움직임과 젖음성을 제어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한 것”이라면서 “방습, 제습, 미세유체, 해수 담수화, 차세대 수처리 장치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결과는 학술지 네이처커뮤니케이션(Nature Communication) 10월 31자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