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발전사 무더기 적자…발전공기업 영업익 총액 90분의 1 불과

3분기 민간발전소가 무더기 적자를 기록했다. 상위 사업자 가운데 유일하게 GS EPS(사진)가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바이오매스 실적이 반영된 결과다.
3분기 민간발전소가 무더기 적자를 기록했다. 상위 사업자 가운데 유일하게 GS EPS(사진)가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바이오매스 실적이 반영된 결과다.

민간발전사들이 3분기 무더기 영업손실을 냈다. 시장 1위 사업자를 포함한 대다수 기업이 최악의 실적부진을 벗어나지 못했다. 민간발전사 영업이익은 발전공기업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폭염으로 인한 전력수요가 급증한 3분기에 개선될 줄 알았던 실적이 오히려 악화일로다. 민간발전업계는 액화천연가스(LNG)발전 급전순위를 후순위로 미루는 현행 전력시장 운영 방식이 바뀌지 않는 이상 생존을 장담할 수 없는 처지에 내몰렸다.

16일 민간발전사 7곳의 3분기 실적을 분석한 결과, 이중 5개사가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시장 1·3위 사업자인 포스코에너지와 SK E&S가 각각 37억원, 28억원 손실을 기록해 적자전환했다. 대림 계열 포천파워, 삼천리 계열 에쓰파워, 평택에너지서비스도 이익을 내지 못했다.

2위 사업자 GS EPS는 151억원 영업이익을 냈지만 최근 가동한 바이오매스발전소에서 생산한 전력, 신재생공급인증서(REC) 판매 수익이 반영돼 이익이 났을 뿐이다. LNG만 놓고 보면 역시 적자다. 사실상 1~3위 업체를 포함해 대다수 업체가 본업인 발전사업에서 적자를 낸 것이다.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을 보면 포스코에너지, GS EPS, SK E&S를 제외한 4개사가 모두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7개사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3239억원에 불과했다. 올해는 5분의 1 수준도 안되는 638억원으로 급감했다.

2013년을 정점으로 매년 실적이 악화됐으며 이젠 연간 적자전환까지 걱정하는 처지가 됐다.

원가가 싼 원자력, 석탄발전이 급전순위에서 앞서는 것이 주 원인이다. 우리나라 전력시장은 발전원가가 낮은 발전원을 우대하는 CBP(변동비 반영 전력시장) 체제다. 발전원가가 가장 낮은 발전원이 유리하다. 원자력, 석탄 증설로 전력예비율이 높기 때문에 LNG발전소는 급전 기회를 거의 갖지 못한다. 이 때문에 원자력, 석탄발전소로 구성된 발전공기업은 영업이익이 폭증하고 있다. LNG연료를 쓰는 민간발전사는 전력을 팔기 힘든 구조다.

발전공기업은 3분기 사상 최대 호황이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41% 늘었고 영업이익률은 37%에 이른다. 한국남동발전, 한국동서발전 영업이익률도 각각 21%, 20%까지 상승했다. 영업이익률이 가장 낮은 한국중부발전도 12.32%다.

6개 발전공기업 영업이익 총액은 5조7000억원에 이른다. 민간발전업계 총액 대비 90배에 달한다. 지난해 같은 기간 13배 격차에서 더 벌어졌다.

전력시장 한 전문가는 “민간 기업이 발전시장에 뛰어든 것이나 최근 경영난에 허덕이는 이유 모두가 정부 수요 예측 실패 때문”이라며 “전력시장을 개방한 해외국가도 사업자 적정 이익을 보장하는데 반해 우리나라는 외면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민간발전업계 관계자는 “LNG발전은 온실가스 배출이 적고 수도권에 포진해 송배전 부담을 줄이는 순기능이 있다”며 “최근 용량요금을 일부 인상했지만 경영난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근본적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민간발전사 3분기 영업이익 (억원)

자료:각사취합

민간발전사 무더기 적자…발전공기업 영업익 총액 90분의 1 불과


최호 전기전력 전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