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가 올해 3분기까지 중국 누적매출이 작년 동기보다 약 8800억원(13.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TV와 IT용 액정표시장치(LCD) 생산이 감소했지만 중화권에 스마트폰용 중소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수출이 급증해 전체 성장을 이끈 것으로 보인다. 2014년 연간 중국 매출 규모도 넘어섰다.
삼성디스플레이 실적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에서 3분기 누적 기준 매출 7조3429억원을 달성했다. 작년 동기보다 약 13.6% 증가했다. 같은 기간 국내 매출은 1조4500억원으로 32.59%(약 7012억원) 감소했다.
주요 매출처로 새롭게 중국 오포(OPPO)가 등장했다. 지난 1분기 기준 매출 비중은 삼성전자(54%), 애플(8%), 소니(3%) 순이었으나 3분기에 소니 대신 중국 오포가 주요 매출처로 올랐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주요 고객사별 매출 비중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고 전체 매출 대비 약 66% 수준이라고만 설명했다.
오포는 올해 OLED를 탑재한 스마트폰을 적극적으로 선보인 중국 제조사 중 하나다. 비보와 함께 올해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가장 약진한 브랜드로 꼽힌다. 중국 내수 시장을 중심으로 중소도시에 속하는 티어 3~4 지역에서 공격적으로 판매 채널을 확보해 성장했다. 하반기 선보인 플래그십 OLED 스마트폰 `R9`과 카메라 기능을 향상시킨 `R9s`가 좋은 반응을 얻었다.
시장조사업체 트랜드포스에 따르면 오포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2분기 5.6%에서 6.1%로 성장했다. 삼성전자, 애플, 화웨이에 이어 4위다.
삼성전자 갤럭시 시리즈에서 처음 도입한 OLED 엣지 디스플레이도 중화권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채택하기 시작했다. 화웨이는 최근 출시한 `메이트9프로`에 양면 커브드 엣지 디스플레이를 탑재했다. 비보도 상반기 커브드 엣지를 적용한 `엑스플레이5`를 선보였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상반기 LCD에 새로운 공정 기술을 도입했다가 수율이 하락하고 생산량이 급감했다. LCD 사업에서 수천억원대 영업손실이 발생했다. 5세대(L5) 라인 가동을 중단하고 장비를 중국 트룰리에 매각하면서 IT용 중소형 LCD 패널 생산량도 줄었다. 이 기간 동안 중국 BOE가 중소형 패널 공급을 공격적으로 늘려 세계 IT용 중소형 LCD 시장 1위로 올라섰다.
LCD 사업에서 어려움을 겪었지만 중소형 OLED 사업은 순풍에 돛단 배처럼 빠르게 성장했다. OLED 사업 매출은 지난 1분기 약 3조5000억원, 2분기 3조8000억원대를 달성했고 3분기 4조원대에 가까워졌다. 영업이익은 약 4700억원, 6800억원대로 성장했고 3분기 약 9200억원으로 OLED 사업에서만 분기 1조원 이익 시대를 앞뒀다.
올해 A3 라인에 투자한 플렉시블 OLED, A2 라인의 리지드 OLED 설비가 내년 가동을 시작하면 생산량이 늘어나 실적은 더 빠르게 성장할 전망이다. 중화권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앞다퉈 OLED 채택 비중을 늘리고 있고 애플 아이폰용 OLED 공급도 시작하기 때문이다.
동부증권은 삼성디스플레이 플렉시블 OLED 생산능력이 5인치 기준으로 올해 4분기 월 530만개에서 내년 4분기 2010만개로 280%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태블릿, 노트북, 모니터용 OLED 공급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올해 삼성전자 태블릿에 OLED 패널을 공급한 데 이어 내년에도 10인치 이상 태블릿 중심으로 OLED 공급을 늘릴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디스플레이 2016년 누적 3분기 주요 매출 지역 (자료=전자공시시스템)>
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